주택거래 100만건에도 집값 안오르는 이유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15.06.01 06:04

[기고]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가 100만 건을 넘었다.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의 주택시장 침체를 경험한 상황에서 100만 건이 주는 상징적 의미는 남달랐던 것 같다. 오랜 가뭄 끝에 오는 단비 같은 느낌이었을까.

사람들은 시장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100만건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고 2006년 이후 8년 만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주택가격은 크게 달랐다. 2006년은 주택가격이 11.6%나 오른 최고의 활황기였지만 지난해엔 주택가격이 1.7% 상승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오히려 주택가격은 2009년 상승률 1.5%와 비슷했다.

거래량이 비슷했는데 주택가격은 왜 달랐을까. 그동안 주택 수가 증가하고 주택매매 거래구조가 달라져서다.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2005년 주택 수는 1322만가구 정도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4년 주택 수는 1594만가구. 약 272만가구가 더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주택매매 거래 100만건’이라는 총량적인 숫자만 가지고 주택시장을 바라봤기 때문에 사람들이 착각한 것이다.

주택거래량을 주택 수로 나눠 구하는 ‘주택거래율’을 가지고 살펴보면 2006년과 2014년의 주택가격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2014년 주택거래율은 전국이 6.3%, 수도권이 6.4%, 서울이 5.4%다. 2006년 주택거래율은 전국이 8.0%, 수도권이 11.7%, 서울이 11.2%였다.

2014년과 2006년 주택매매 거래시장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2009년 주택거래율은 전국이 6.0%, 수도권이 6.2%, 서울이 5.6%로 2014년과 비슷하다. 이처럼 주택거래량만 가지고 주택시장을 진단하면 시장을 과열 또는 침체상황으로 잘못 진단해 정책적인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주택매매 거래구조도 2014년과 2006년은 다르다. 2006년과 비교하면 2014년은 수도권 거래가 감소하고 지방거래가 많이 늘었다. 수도권 거래비중이 2006년 64.5%였으나 지난해 46.0%로 18.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서울거래 비중이 2006년 24.4%에서 지난해 14.8%로 9.6%포인트 떨어졌다.

주택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아파트 중심 거래비중이 커지면서 70.5%로 상승했다. 2006년 아파트 거래비중은 전체 주택매매 거래의 66.6%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현지인(주택이 있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 주택을 매입하는 비중이 2006년 53.5%에서 58.9%로 5.4%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주택 수가 증가하고 주택매매 거래구조가 달라지면서 시장 건도 변했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달리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해도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 지난 4월까지 증가세를 연장해보면 올 한 해 주택매매 거래는 120만건도 가능해 보인다. 주택거래량을 집계한 이래 최대 거래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주택가격으로 연결될지는 거래량이 아닌 거래율로 시장을 진단하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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