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 피해자인 50대 여성이 가정폭력을 당하던 딸을 보호하기 위해 딸 부부와 동거를 시작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뉴시스에 따르면 숨진 50대 장모 A씨는 지난해 9월 20대 딸 B씨가 20대 사위 C씨와 혼인신고를 한 이후부터 딸 부부와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딸이 남편에게 청소, 소음 문제 등 사소한 이유로 폭행당하자 딸을 보호하기 위해 동거를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대구 중구 한 원룸으로 이사했는데, 경찰은 이 무렵부터 C씨가 아내인 B씨뿐만 아니라 장모인 A씨에게도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 지난달 18일 C씨는 약 2시간여 동안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집안에서 소음을 내고 물건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예비 부검 결과 A씨는 갈비뼈와 골반 등 다수 부위의 다발성 골절로 인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당일 B씨는 C씨의 지시에 따라 모친 시신 유기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가 남편에 대한 공포심으로 인해 범행에 순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딸 부부는 A씨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원룸에서 20여분 거리인 칠성시장 공영주차장 인근 신천변까지 걸어서 옮긴 뒤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C씨가 캐리어를 끌면서 이동하고, B씨가 뒤따르는 장면이 담겼다.

캐리어가 발견되기 전까지 C씨는 신고하지 못하도록 B씨를 통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시신은 지난달 31일 오전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서 "캐리어가 떠 있다"는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피해자는 맨발에 옷을 입은 상태였다.
B씨는 시체유기 혐의만, C씨는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가 적용돼 구속됐다. 경찰은 가정폭력과 사건 은폐 과정 등과 관련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