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용으로 알아보시는 건가요? 전세 낀 매물은 조금 있는데 실거주 가능한 매물은 없어요.”(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지구 마곡엠밸리 6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서울 부동산시장의 ‘핫플레이스’ 중 한곳인 마곡지구.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아파트값이 2억~3억원씩 오르자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수요가 크게 늘었다.
마곡지구는 SH공사가 마곡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강서구 마곡동 일대(3.66㎢)에 조성하는 주거·상업·업무·산업복합단지다. 서울에서 얼마 남지 않은 대규모 택지지구라는 희소성 때문에 기대가 컸지만 주택분양 초기에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고전했다.
2013년 1차 청약이 진행된 1~7단지·14단지·15단지 일반분양 2854가구는 84㎡(이하 전용면적)가 4억1000만~4억3000만원, 114㎡가 5억~5억3000만원선에서 공급됐다.
당시 강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수준이었지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나온 탓에 곳곳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지난해 5월 선착순 분양까지 모두 마감하고 입주에 들어간 뒤부터 마곡지구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탔다. 마곡지구의 중심으로 여기는 7단지의 경우 84.58㎡가 지난해 7월 4억7200만원(12층)에 거래된 데 이어 8월에는 5억4500만원(6층), 9월엔 5억7000만원(7층)에 각각 거래가 이뤄졌다.
올들어선 지난 7월 7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4억3700만원 정도였던 분양가를 감안하면 3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6단지 84㎡(13층)와 4단지 84㎡(7층)도 8월과 9월에 각각 6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2단지 84㎡(8층)는 지난달 6억3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강서구 마곡동 M공인중개소 대표는 “입주가 완료되고 시장상황이 좋아지면서 값이 뛰기 시작했다”며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공항철도가 지나가고 LG, 코오롱,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등의 호재로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청약열기도 달아올랐다.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된 마곡지구 2차 청약(8·10-1·11·12단지)은 최고 86.94대1, 전체 38.3대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미분양이 속출한 1차 청약보다 분양가가 1억원 이상 비싸졌음에도 청약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졌다.
2차 청약 당첨자 발표가 나지 않았음에도 일부 중개업자는 원하는 동·호수를 말하면 매물을 미리 알아봐 주겠다며 전매제한이 걸린 분양권의 불법거래를 부추겼다. 2차 청약이 진행된 단지들은 내년 7~9월 등기이전을 할 때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마곡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시세로 볼 때 2차 청약단지들도 웃돈 1억원은 줘야 할 것”이라며 “연락처를 남겨놓으면 원하는 매물이 나올 때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곡지구에 수억 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호재도 많지만 아직은 조성단계여서 대형마트, 은행, 관공서 등 근린생활시설이 부족한데다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탓에 소음으로 인한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이형진 ‘부동산에 미친사람들의 모임’ 대표는 “이번에 분양한 8, 10-1, 11, 12단지는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 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웃돈이 1억원 넘게 붙었다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가격은 시장상황, 정부정책, 수급동향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며 “대출규제가 까다로워지고 금리가 올라가면 시장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