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신천동 장미1·2차는 폭 50여m의 왕복 10차선 송파대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잠실역세권에 한강 조망, 단지 규모, 준공 시기 등 비슷한 점이 많지만 두 단지의 가격차는 4억원 이상 벌어진다.
1978년 4월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는 지상 15층 30개동에 3930가구 규모다. 맞은 편 장미1차는 1979년 1월, 장미2차는 같은 해 8월에 각각 지어졌다. 장미1·2차는 지상 14층 31개동에 3402가구로 구성됐다. 두 단지 모두 지하철2·8호선 잠실역에서 가깝고 한강 조망 프리미엄을 가진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두 단지의 매매가 차이는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홈페이지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82㎡(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9월 12억5000만~13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장미1차 82㎡는 7억9000만~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이지만 잠실주공5단지 거래가격이 4억6000만원 더 비싼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차의 원인이 대지지분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지지분이란 아파트가 들어선 대지 중 가구별 소유면적을 말한다. 지역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82㎡ 지분은 76㎡, 장미1차 82㎡ 지분은 51.15㎡다. 이처럼 지분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지지분은 자신이 가진 집의 실제 자산가치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재건축할 때 사업 후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해를 조합원끼리 나누는 기준도 대지지분이다. 지분에 비례해 재건축 이익을 나누게 된다. 대지지분은 재건축 이익과도 직결된다.
신천동 T공인중개소 대표는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은 큰 차이가 없고 내부 구조는 오히려 장미1·2차가 낫다는 평가가 많지만 지분때문에 가격차이가 있다”며 “재건축 추진으로 잠실주공5단지 값이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분이 비슷한 면적도 잠실주공5단지가 더 비싸다. 잠실주공5단지 82㎡ 지분과 비슷한 장미1차 120㎡(지분 72.6㎡)의 경우 시세는 10억~10억5000만원 선. 잠실주공5단지보다 약 2억원 가량 낮다.
재건축사업 진행 상황, 상권, 교통 등도 집값을 가르는 주요인이란 분석이다.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13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잠실주공5단지는 아직 정비구역지정조차 되지 않은 장미1·2차보다 재건축사업 속도가 빠르다.
잠실주공5단지는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마트가 가깝다. 지하철 2,8호선이 지나는 잠실역 이용도 더 편리하다는 평가다. 장미2차는 바로 옆으로 2호선 잠실나루역이 지나지만 지상철이어서 소음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형진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대표는 “잠실주공5단지는 중층아파트지만 대지 면적이 넓고 지분이 많아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82㎡의 경우 재건축 후 비슷한 면적을 선택하면 분담금이 아니라 환급금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