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오는 6월까지 예정된 분양 물량만 12만 가구가 넘는다. 하지만 분양 활기와 함께 시장 분위기가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다. 공급 과잉 우려,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인한 투자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올 5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지방 분양시장까지 확대 적용된다.
14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총선 이후부터 6월까지 예정된 분양 물량은 12만5239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만2262가구)보다 22.5%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만1486가구 △5대 광역시 1만4060가구 △기타 지방 3만9693가구 등이다.
2월부터 시작된 수도권 대출규제에 따른 시장 여파와 총선 일정을 피해 분양을 미뤄왔던 건설업체들이 여름 휴가 전까지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는 분위기다.
분양 일정이 한결 촘촘해지면서 건설업체 간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은 다음달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에서 동시에 재개발 단지 분양에 나선다. 대림산업은 흑석7구역에 아크로리버하임 59~84㎡(이하 전용면적) 1073가구(일반 분양 403가구)를 분양한다. 지하철 9호석 흑석역 역세권에 위치한 교통 편의가 장점이다. 롯데건설은 흑석8구역에 흑석뉴타운 롯데캐슬을 선보인다. 59∼110㎡ 545가구 중 일반 분양은 222가구다. 아크로버하임에 비해 역과는 거리가 있지만 중대부속초·중, 중앙대, 은로초등교 등 학군 입지가 우수하다.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은 다음 달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맞붙는다. 포스코건설이 동탄2신도시 A36블록에 짓는 더샵2차는 74~84㎡ 총 745가구로 구성된다. 초·중·고교가 인근에 있고 오는 8월 개통하는 SRT(Super Rapid Train) 동탄역과의 거리도 비교적 가깝다. GS건설이 A8블록에 분양하는 동탄파크자이는 93~103㎡ 979가구로 북쪽에 리베라CC가 위치하고 무봉산이 인접해 있다.
올 1분기 청약경쟁률 상위 10에 3곳이나 이름을 올릴 정도로 분양 열기가 뜨거운 부산에서는 GS건설과 대림산업이 재개발단지 흥행 경쟁을 벌인다. GS건설은 다음달 부산 연제구 거제동 거제1구역에서 거제센트럴자이 분양에 나서며 대림산업은 15일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부산 동구 초량1-1구역에서 e편한세상 부산항을 분양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같은 지역에서 엇비슷한 시기 분양을 진행할 경우, 흥행 성적이 비교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피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대출 규제, 총선 등의 영향으로 거듭 일정이 미뤄지다 보니 분양 지역과 일정이 겹치는 곳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재건축 시장과 수도권 유망 일부 택지 지역에만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강남 개포2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블레스티지'는 높은 분양가에도 시장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웃돈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에만 청약이 몰리는 수요 편중현상이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 다음 달 2일부터 적용되는 대출 규제 여파가 최대 관건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직접적인 영향보다 심리적인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공급이 많은 지방의 미분양은 늘어나고 서울 강남 재건축은 거듭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극명한 대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