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규모 적자' 삼성물산 濠로이힐 사업, 경영진단中

배규민 기자
2016.04.25 05:40

5000억 적자 원인 규명…계열사 감사인력도 투입

삼성물산의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에 대한 경영진단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적자에 대한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힐 사업은 호주 서부 철광석 프로젝트로 공사비만 총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이 공사로 인해 약 5000억원의 적자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월부터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에 대한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계열사에서 파견된 인원과 삼성물산 내부 감사 직원 수십 명이 투입돼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다른 계열사의 감사 인력까지 투입되고 호주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전방위적인 진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한 프로젝트에 이토록 많은 인원을 투입해 경영진단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는 공사비만 56억5000만 호주달러, 원화로 6조5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이 단독 수주해 2013년 4월 첫 삽을 떴다. 지난해 12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체되며 지금까지도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 2월 발주처에 설비에 대한 관리 권한을 넘겨 공장은 가동 중에 있다"며 "최종 잔여 공사까지 마치기 위해서는 앞으로 2~3개월 이상은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로이힐 프로젝트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선진 시장에서 국내 건설업체가 수조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단독으로 진행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로이힐 프로젝트로 인지도를 쌓은 삼성물산은 지난해 6월 7600억원 규모의 시드니 도심-남서부 외곽순환도로 건설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삼성물산의 발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예상 손실액은 8500억원에 달한다. 해당 프로젝트의 영업이익 3730억원을 반영해도 총 477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4년여 동안 하루 평균 2400명의 인력이 투입돼 공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5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셈이다. 선진 시장에서의 단독사업 경험을 쌓은 '수업료'로 치기에는 손실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저가 수주 논란에 휩싸였었다. 뒤늦게 프로젝트 입찰에 뛰어든 삼성물산은 경쟁사인 포스코와 STX컨소시엄(63억 호주달러)보다 약 7억호주달러(6600억원) 낮은 56억호주달러를 써내 사업을 따냈다. 당시 고배를 마신 포스코와 STX는 "삼성물산이 저가 수주로 막대한 국부 유출을 했다"며 정부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홍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예정된 준공 날짜를 맞추지 못하면서 발주처는 1800억원 규모의 본드콜(계약이행보증금 회수)을 행사하기도 했다. 본드콜 행사는 삼성물산과 지체보상금에 대한 협의가 일단락된 뒤에야 취소했다.

이번 경영진단을 통해 대규모 적자의 배경과 책임소재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물산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주를 추진하고 프로젝트 대부분을 진행한 당시 의사 결정권자가 아닌 현재 임직원들에게 책임을 지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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