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넘치는데 228대1 어디?…2분기 '청약명당'의 조건

배규민 기자
2017.04.01 04:50

미분양 vs 수백대 1, 재건축·메머드급 단지 줄줄이 분양 '옥석 가리기'

#직장 생활 17년 차인 이씨(45)는 요즘 청약 신청할 아파트 단지를 찾는 중이다. 서울 강북지역에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지만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생각이다. 웃돈이 형성되면 분양권을 팔아도 좋고 중장기적으로 다른 수익형 부동산 상품보다는 서울 도심 내에 아파트가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난해 11·3 대책 직후 전국의 아파트 청약 시장은 주춤했다. 청약 자격 요건과 전매제한이 까다로워지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미분양이 줄줄이 이어지고 청약 경쟁률은 예전의 반의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9일까지 청약을 실시한 단지는 전국 총 69곳이다. 이 중 34곳(49%)은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순위 마감률(53%)에 비해서는 떨어졌지만 역세권 등의 인기단지는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은 부산시에서 나왔다. 부산 연지 꿈에 그린은 평균 경쟁률이 무려 228.28대 1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분양한 서울오금1단지(공공분양)에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공급 65가구에 3502명이 몰리며 1순위 경쟁률이 53.88대 1을 기록했다.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신도시에서 분양한 고덕 파라곤은 2만9485명이 1순위에 청약해 49.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부산과 강원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부산은 해운대 롯데캐슬 스타 경쟁률이 57.94대 1, 부산 전포 유림노르웨이숲이 47.9대 1, 명지국제 C2블록 사랑으로 부영이 23.51대 1을 나타냈다. 강원에서는 속초 서희스타힐스 더베이가 28.84대 1,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2회차)가 14.98대 1로 인기를 끌었다.

 

전체적인 공급 물량과 금리 상승 부담이 있지만 역세권, 정비사업 등의 인기 요소를 갖춘 곳은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연초 우려와 달리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3월 전국 주택매매 및 전세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전월 보합에서 0.02%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울이 0.10% 오르며 전월(0.04%)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도 0.06%로 전월(0.0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아파트 값은 전월보다 0.12~0.24%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하락하다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사업을 앞당기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2분기에도 핵심 지역 분양 물량들이 대기 중이다. 특히 전국 재건축 정비사업 분양 예정 물량은 총 7개 단지 3087가구(일반분양)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늘었다. 수도권이 1595가구로 35% 줄어든 반면 비수도권이 1492가구로 333.7% 증가했다.

 

불패신화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 물량들도 하나둘씩 나온다. GS건설은 오는 6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6차 센트럴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59~114㎡ 총 757가구 중 145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3호선, 7호선, 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 역세권 단지다. 신세계백화점, 뉴코아백화점, 센트럴시티, 서울성모병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반포 한강공원이 도보권에 위치한다.

 

롯데건설은 이달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를 분양한다. 59~122㎡ 총 1859가구의 대단지다. 명일근린공원과 상일동산이 인접해 있고 숲조망이 가능하다. 상일여중고, 한영중고, 한영외고, 배재고 등의 학군이 좋고 향후 9호선 4단계 구간 연장으로 교통편도 개선된다.

 

매머드급의 대단지 분양도 잇따를 예정이다. 대규모 단지는 랜드마크 효과가 크고 가격 상승률도 높아 시장의 관심이 높다. GS건설은 다음달 안산시 상록구 사동 고잔신도시 90블록 일대에서 ‘그랑시티자이 2차’를 분양한다. 단지는 총 3370가구 규모로 이 중 아파트는 2872가구, 오피스텔은 498실로 구성된다.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걸포3지구에서는 ‘한강메트로자이’를 선보인다. 단지는 총 4229가구로 조성된다. 이 중 1·2단지 3798가구를 5월에 먼저 분양한다. 1단지는 아파트 1142가구, 오피스텔 200실, 2단지는 아파트 2456가구 규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 이슈도 안정을 찾으면 5월 이후 분양시장의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본다”며 “강화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수도권 재건축 분양단지들은 가격 하락 보다는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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