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시장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이슈로 떠올랐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에 대항하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한강변 아파트의 최고 35층 높이 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놓고 입장이 엇갈린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서울 재건축단지 10만가구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원순·김문수·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경쟁하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의 ‘큰 그림’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주택정책이 유지될 수 있느냐도 시험대에 올랐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선 박 후보는 ‘강남·강북 균형발전’과 ‘격차 없는 서울’을 정책공약으로 내걸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통해 거둬들인 부담금을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으로 활용하고 예산 편성 시 균형발전 기여도를 평가하는 ‘균형발전영향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큰 틀에서 보면 그동안 펼친 도시재생 방식의 ‘뉴타운 출구전략’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면철거 방식의 재건축·재개발은 지양하고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힘을 실어줘 서울 구도심을 재생하는 사업을 지속 추진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강변 재건축아파트의 높이 규제도 최고 35층 이하로 현행대로 유지된다.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재건축 속도를 조절하고 강북 구도심 개발로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서울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펼친 주택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에 따라 이를 지속할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
박원순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공약을 내놓은 후보는 김문수 후보다. 김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상당수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높이를 최고 35층 이하로 제한한 데 반대의사를 표했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김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재건축시장 규제가 사라져 강남권 개발이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초고층 개발을 추진한 주요 재건축단지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정책방향에 차이가 크고 최근 진정국면에 있는 집값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안철수 후보는 ‘뉴타운 준공영개발 방식 추진’ 공약을 들고나왔다. 준공영개발 방식은 토지신탁사를 신설, 서울시가 주민들에게 토지를 신탁받아 지역맞춤형 개발계획을 세우는 방식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인정하되 장기 실거주 1가구1주택 조합원의 납세기준을 완화하고 주택지분 물납 등 보완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규제가 집중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들은 개발에 숨통을 틔워주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36개 정비사업단체로 구성된 ‘서울미래도시재건축·재개발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가 최근 발족, 35층 층고 규제를 규탄하는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규제를 풀어달라는 압력을 전방위로 넣고 있다.
9만8000여가구에 달하는 서울 재건축아파트(안전진단~분양 전) 주민들은 시민연대처럼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이해관계가 걸린 만큼 선거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공약처럼) 재건축 규제의 강화·완화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서울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낙후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을 바꿀 수 있는 강한 정책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