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대책 100일 점검…결국 문제는 공급]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과천·태릉 공급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추진하겠다"며 공급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1·29 공급대책 핵심 부지들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후속 입법과 범정부 협업까지 강조하고 있지만 용산·태릉·과천 등 핵심 사업지는 이해관계 충돌과 행정 절차 등에 막혀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일 관계 부처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29 대책 핵심 사업 논의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망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방자치단체장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단기간 내 사업 추진 속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최근 총 3만4000가구 규모 공공주택 사업을 국가 정책사업으로 의결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추진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실제 입주까지는 203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출범 3개월 만에 수도권 135만호 공급대책을 발표했고 지난 1월29일에는 우량 입지 중심 6만호 공급방안을 내놨다"며 "과천·태릉 등 주택공급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관련 법안 8건은 입법 완료됐고 14건은 국회 본회의 상정을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공급 계획 발표와 실제 사업 추진 사이의 간극이 예상보다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심 핵심 입지일수록 주거·업무 기능 조정과 개발 밀도, 기반시설 확충 등을 둘러싼 갈등 요소가 많아 사업 구체화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 공급지는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문화재·경관 검토 등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도심에서는 신규 부지 확보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한계도 거론된다. 1·29 대책 중 신규 택지 개발 방식의 확장형 공급은 성남 금토2·여수2지구 6300가구가 사실상 유일하다. 성남 금토2지구는 3800가구, 여수2지구는 2500가구 규모로 판교테크노밸리와 성남시청 인근에 조성된다. 판교 생활권과 연계한 확장형 공급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은 크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입주까지 최소 7~8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LH는 관계기관 협의와 주민 의견 수렴 등을 진행 중이며 2027년 지구 지정 이후 지구계획 승인과 보상 절차를 거쳐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금토 일대는 사유지 비중이 높아 보상 협의 과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야탑동 일대에서는 교통 혼잡과 생활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성남시 역시 광역교통대책 선수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강서 군부지와 중계1 재정비, 서울의료원 남측부지 등 상대적으로 이해관계가 단순한 공공부지 중심 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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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공급지별로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대표적인 난항 지역으로 꼽힌다. 정부는 용산을 중심으로 1만호 이상 공급 계획을 제시했지만 업무 기능과 주거 기능 간 충돌이 핵심 변수다. 당초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 조성을 목표로 추진된 만큼 대규모 주거 공급을 위해선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학교·교통 등 기반시설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청 안팎에서는 학군 및 교육시설 부족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도시계획을 새로 짜야 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태릉CC 역시 문화재·경관 문제가 변수다. 정부는 약 6800가구 공급 계획을 제시했지만 과거에도 경관 훼손 논란으로 공급 규모가 축소되거나 계획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조선왕릉 인접 지역 특성상 세계유산 영향평가도 필수적이다.
과천 경마장 부지는 한국마사회 반발과 교통 인프라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 비용과 대체 부지 확보 문제뿐 아니라 지역 주민 반발도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속도전 카드로 내세운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국·공유지를 활용해 약 1만호 공급 계획을 세웠지만 대부분 원룸·오피스텔 등 소형 위주 공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의료원 남측부지는 청년·1인 가구 중심 모델로 추진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수요자 선호가 높은 중대형 공급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공공기관 이전 부지 대책과 지방자치단체 권한 문제 등 추가 변수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공급지는 이해관계 조정에만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 속도와 체감 효과 모두 기대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