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민에 무용지물 '디딤돌대출', 3년만에 금리 낮춘다

권화순 기자, 유엄식 기자
2020.02.25 17:30

정부가 무주택 서민의 주택구입용 대출상품인 디딤돌대출 금리를 3년 만에 낮추기로 했다. 현재 연 3.15%에서 최소 2% 중반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25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서민용 주택대출 상품인 디딤돌대출 금리 인하를 위해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토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관계 부처와 디딤돌대출 금리조정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금리조정 폭이나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딤돌대출 금리는 30년 만기, 연소득 4000만원~6000만원 기준으로 현재 연 3.15%다. 금리는 최소 보금자리론 수준 이하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론보다 높으면 사실상 디딤돌대출의 존재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다음달 연 2.55% 적용될 예정이다.

2014년 출시된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가 주택가격 5억원·전용면적 85㎡(수도권 기준)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과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각각 취급하며 서민이 대상인 만큼 역마진으로 인해 손실이 나면 HUG의 주택도시기금에서 보전해 주는 조건이 붙었다.

그런데 디딤돌대출 금리는 2017년 1월 이후 '요지부동'이었다. 지난 2018년 8월 연소득 2000만원 이하, 2000만원~4000만원 이하 등 일부 구간에서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금리를 인하했지만 이용자가 가장 많은 4000만원~6000만원 이하 구간은 2017년 1월 이후 3년간 연 3.15%(30년 만기 기준)를 유지해 왔다.

오랫동안 금리 조정을 하지 않으면서 디딤돌대출 금리가 보금자리론보다 높은 '금리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 뿐 아니라 1주택자도 이용가능하고 연소득과 주택가격 기준도 각각 7000만원, 6억원 이하로 디딤돌대출보다는 까다롭다. 그런데 금리는 30년 만기 기준 연 2.75%로 디딤돌대출 대비 0.4%포인트가 낮다. 다음달 적용 금리는 연 2.55% 더 낮아진다. 디딤돌대출 금리는 경우에 따라선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5년고정) 금리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기준 연 2.30~3.80%다.

높은 금리 탓에 디딤돌대출은 무주택자의 외면을 받았다. 디딤돌대출 신규 공급액은 2018년 3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말 기준 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금자리론은 7조6000억원에서 19조7000억원(12월말 기준)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디딤돌대출 금리가 장기간 '방치'된 이유는 담당 부처가 여럿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MBS(주택저당증권) 조달금리에 맞춰 매달 금리를 조정하는데 반해 디딤돌대출은 금리조정시 기재부와 국토부가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사전협의해야 한다. '손실보전' 조항에 따라 별도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금 건전성을 우선하다보니 디딤돌대출 금리 조정을 제 때 못해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디딤돌대출 금리는 출시 첫해인 2014년 9월 0.2%포인트 떨어졌고 이어 2015년 0.3%포인트, 2016년 0.2%포인트 각각 인하됐다. 2017년에는 0.15%포인트~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초기엔 거의 매년 금리를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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