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싹쓸이하는 '벌떼 입찰'이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올해 추첨방식으로 분양한 공공택지 중 40% 이상을 대방 제일 중흥 3사가 가져갔다. 특히 대방은 그 중 4필지가 당첨돼 추첨방식 필지의 18%를 받아갔다.
13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2022년 공공택지 낙찰 내역'에 따르면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44필지 가운데 대방건설이 7필지를 낙찰받았다. 전체 분양 택지의 16%를 중견건설사 한 곳이 차지했다.
대방은 계열사를 동원한 '벌떼 입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추첨방식의 22필지에서만 총 4필지(인천영종 A21·A22, 양주고읍 C13, 홍성 도청이전신도시 RL-6)를 낙찰받았다. 입찰가격이 낙찰 여부를 좌우하는 입찰방식의 22필지에서도 3필지(인천영종 4-1·4-2, 시흥거모 M-1)를 확보했다.
대방은 대방건설 외에 디비종합건설, 디비주택, 대방산업개발, 엘리움건설, 엔비건설 등 총 6개 회사 명의로 이들 택지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디비종합건설 디비주택 엔비건설은 대방건설이, 엘리움건설은 대방산업개발이 각각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계약 체결 시점이나 잔금 납입시 LH가 페이퍼컴퍼니인지 아닌지 따로 조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계약업체 모두 입찰 조건을 갖춘 회사들"이라고 밝혔다.
그간 관련 제도가 개선돼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청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3년간 주택건설 실적이 300세대 이상 돼야 하고 시공능력(친환경, 건설안전 등 총 18점 만점에 5점 이상)도 어느정도 갖춰야 한다. 올해 4월부터는 계약업체가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근거도 택지 매매계약서 특약에 반영됐다.
문제는 수년간 벌떼 입찰 관행이 누적되다보니 중견건설사 상당수가 입찰자격을 갖춘 다수의 계열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퍼컴퍼니가 아니어도 이 계열사들이 동시에 청약하면 구조적으로 낙찰 확률이 높다. '1그룹사 1필지' 청약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센 이유다.
올해 택지를 받은 대방건설 계열사 중 대방산업개발과 엘리움건설은 최근 2년(2020~2021년) 간 매출이 '제로'(0원)다. 엔비건설도 지난해 매출이 아예 없다. 연결 기준 자산규모가 4조원(3조9761억원)에 달하는 그룹사에 매출이 없는 계열사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대방건설 관계자는 "그간 (벌떼 입찰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지만 최근 내부적으로 (개선 방향에 대해 외부의) 자문을 받고 있다"며 "올해 낙찰받은 택지는 모두 계열사 1곳만 청약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대방건설 외에 제일건설도 복수의 계열사를 통해 올해 추첨으로 공공택지 총 3필지를 낙찰받았다. 제이아이주택(인천영종 A16) 제이아이건설(예산군 충남도청이전도시 RH2-1) 제이아이홀딩스(경산시 경산대임 S1) 등이다. 중흥건설도 지난 2월 계열사 중 세종건설산업이 성남금토 A3을, 이달 초 중흥토건이 예산군 충남도청이전도시 AH1을 각각 추첨으로 낙찰받았다.
그간 '벌떼입찰 5인방'으로 거론된 호반건설은 올해 들어서는 설계공모방식에서만 1필지(시흥하중 B1)를 확보했다. 추첨방식에서는 1필지도 받지못했다. 우미건설도 올해 신규 확보한 공공택지가 없다. 그러나 호반과 우미를 제외하고 대방 제일 중흥 등 중견건설 3인방이 올해 공공택지 중 추첨으로 가져간 택지는 전체 22필지 중 9필지로 41%에 달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기엔 대형건설사들이 지방 택지를 외면했다"며 "그나마 중견건설사들이 미분양 위험을 감수하고 지방 택지를 낙찰받아 꾸준히 주택을 공급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최근 3년간 낙찰받은 택지도 상당물량이 정부의 조기공급 기조에 맞춰서 사전청약을 했는데 중견 5개사를 싸잡아 범죄집단 취급하는 건 억울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