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설명 없어" 허탈한 서울시…기약 없는 남산 곤돌라 공사

홍재영 기자
2025.04.01 16:00
오세훈(왼쪽 일곱번째) 서울시장을 비롯한 내빈이 지난해 9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 예장공원 내 예장마당 내 남산 곤돌라 탑승장 예정지에서 열린 '남산 곤돌라 착공식'에서 착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09.05./사진=뉴시스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공사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1심에 불복해 낸 항고심에서 다시 기각 판결을 받았다. 올해 11월 준공 예정이었던 공사는 자꾸 늘어지면서 기약이 없게 됐다. 서울시 주장을 기각한 이유가 분명하지 않아 답답함이 크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다. 시공사에게도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1일 서울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는 지난 28일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에 대한 서울시의 항고를 기각했다. 처분의 효력은 본안 소송 판결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판결에 따라 남산 곤돌라 공사 집행정지는 유지된다.

이에 서울시는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항고심에서 3개월 이상 신청인 적격 없음과 공공복리의 침해성 등을 충분히 소명했지만 구체적 판단없이 1심 결정을 유지한 것이 부당해 즉시 재항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아쉬워 하는 것은 그간 곤돌라 사업 중지가 왜 공공복리를 침해하는지 소명하는데 크게 힘을 쏟았지만 정작 판결이유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시에 따르면 사실상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 없이 1심 판결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 적혔다.

시는 3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동영상, 데이터, PT(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활용해 공공복리 관련성을 충실하게 소명했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24일 집행정지 항고심 첫 심문기일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에서는 이보다는 이르게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오랜 기간이 걸렸고, 그만큼 이번 결과를 아쉬워 하는 내부 분위기가 큰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생각보다 항고심 판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재판부가 1심과는 다른 결론을 내기로 해 고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몇 줄 되지 않는 판결문이 나오는데 3개월여가 걸려 종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사를 맡은 시공사에게도 아쉬운 결과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남산 곤돌라 사업 시공사는 신동아건설이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공능력평가순위 58위의 신동아건설은 올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런만큼 수익이 크지는 않더라도 현금이 무리 없이 유입되는 공공공사는 필요한 사업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발주 공사는 안정성 측면의 사업"이라며 "위험도가 낮은 대신 수익은 적지만 관(官)에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일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 항고가 기각되고 재항고에 들어가면서 공사 재개 시점은 안갯속이다. 전체 공사는 1년 정도가 예상되며 시는 3개월 가량 시운전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사업 시행이 내년 3월쯤으로 예상됐으나 이보다 미뤄지게 됐다.

앞서 남산 케이블카 사업을 운영했던 한국삭도공업 등은 서울시의 곤돌라 사업 추진에 맞서 지난해 9월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재판부는 한국삭도공업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을 수 있다며 이를 인용했다. 아울러 곤돌라 사업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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