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생산국의 이탈… OPEC 균열 불붙나

3위 생산국의 이탈… OPEC 균열 불붙나

양성희 기자
2026.04.30 04:53

UAE, OPEC 탈퇴
생산능력 13% 가량 감소… 베네수 등 동참 가능성 ↑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사진=로이터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사진=로이터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미 전성기보다 약해진 OPEC의 영향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외신과 관련업계를 종합하면 OPEC 산유량은 전세계 석유 공급의 약 40%를 차지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이어 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았다. UAE 탈퇴로 OPEC 생산능력은 13%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분석했다.

가뜩이나 OPEC은 미국이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석유를 대체할 친환경 자원이 각광받으면서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 현재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전성기 생산량의 절반에 못 미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의 내부 분열도 '제 살 깎아먹기'가 됐다. UAE는 하루 480만배럴까지 원유를 생산할 인프라를 갖췄지만 OPEC의 할당량에 따라 약 340만배럴을 생산해왔다. UAE는 일일 최대 140만배럴 분량의 막대한 석유판매 수익을 포기해온 셈이다.

더욱이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자 OPEC은 손발이 묶인 처지가 됐다. MST파이낸셜 에너지분석가 사울 카보닉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란전쟁은 미국이 OPEC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세계 원유 흐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카보닉은 "앞으로 사우디는 나머지 OPEC 회원국들을 하나로 연합시키려 애쓰겠지만 베네수엘라 등 다른 회원국들도 UAE의 길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OPEC 종말의 시작"이라고 했다.

UAE의 OPEC 탈퇴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미미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국제유가 하락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다. 악셀 루돌프 IG 시장분석가는 UAE가 계획대로 OPEC 생산량 할당에 구애받지 않고 원유를 증산할 경우에 대해 "OPEC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OPEC과 OPEC+의 의견수렴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중동원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다. 단 최근 UAE에서 원유 2400만배럴을 긴급 확보하며 우호관계를 돈독하게 했기에 원유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UAE는 파키스탄에 35억달러(약 5조1716억원) 규모의 차관을 즉시 갚으라고 요구했다고 FT가 보도했다. 이 규모는 파키스탄 외환보유액의 5분의1을 고갈시킬 정도다.

UAE 건국 당시 공군 초대 참모총장 등 핵심인물들이 파키스탄 국적이었고 현재도 190만명의 파키스탄인이 UAE에 거주하는 등 양국 관계는 돈독했다. 그런데 UAE는 이란전쟁 발발 후 파키스탄이 이란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데다 미국과 이란 사이 종전협상 중재국을 자처한 데 불만을 가졌단 게 중론이다.

OPEC 탈퇴와 겹쳐보면 UAE의 차관 상환요구는 즉흥적이기보다는 전략적인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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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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