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줄이고 감정가 깎고…"HUG 전세보증 제도, 빌라시장 얼렸다"

김평화 기자
2025.10.28 09:02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오는 28일부터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전세보증 심사 강화 기준을 시행함에 따라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 대란'이 우려된다. 은행 재원 일반 전세 자금 보증과 무주택 청년 특례 전세자금 보증 신청자를 대상으로 임차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기존 대출)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을 경우 앞으로 보증이 거절된다. 주택 가격의 산정 기준은 공시가격의 140%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2025.8.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한도를 축소하고 인정감정평가제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전세시장 위축과 보증거절 사태로 이어졌다는 우려가 국회에서 잇따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도한 보증한도 축소와 보수적 감정평가가 결합하면서 비아파트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전세 대란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염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HUG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HUG는 2023년 5월부터 전세사기 방지를 이유로 보증한도를 공시가격의 140% → 126%로 축소했다. 이는 담보인정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춘 결과다. 신규 보증에는 이미 적용이 완료됐다.

오는 2026년 7월부터는 임대보증금 보증(임대인용) 갱신 상품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때 갱신이 도래하는 2024년 7월부터의 임대인용 임대보증금 보증 상품의 월별 가입 현황은 월평균 약 2만6950건이다. 기존 대비 낮은 보증평가로 인해 대규모 보증거절 및 역전세 사태가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 제2의 전세사기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염 의원은 "보증제도의 재정건전성을 명분으로 세입자 보호 장치를 약화시키면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운다"며 "특히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 지역에서 전세금 반환 불능 사례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UG는 지난해 8월부터 보증금 과다 책정 방지와 감정평가 신뢰성 제고를 위해 '인정감정평가제'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임대인이 직접 평가사를 지정했지만, 새 제도에서는 HUG가 선정한 5개 감정평가기관이 예비감정과 본감정을 수행한다.

시행 초기부터 감정가가 시세보다 과도하게 낮게 산정된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서울 지역 인정감정평가 161건 분석 결과, 기존 감정액 대비 평균 5.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5.8%(122건)은 평균 9.9% 하락했다. 감정가가 상승한 사례는 37건(23%)에 불과했다

보증가입이 거절되면서 신규 임차계약이 끊기고, 이로 인해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염태영 의원실은 국토교통부와 HUG에 대해 "무조건적인 보증축소나 시세하향 평가보다, 시장 신뢰 회복과 감정평가의 투명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월세 수익으로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수익분석방식'을 도입해 거래사례 부족에 따른 왜곡을 방지하고 합리적 가치를 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2단계 교차감정제(이의신청 시 재평가), 시세데이터 기반 자동평가모델(AVM) 병행평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염 의원은 "비아파트는 실거래 사례가 적어 '시세비교방식'보다 '수익분석방식'이 더 적합하다"며 "시장 현실에 맞는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위 소속 복기왕 의원도 이번 국감에서 HUG의 인정감정평가 운영 실태를 지적하며 "시세 대비 낮은 감정액과 평가 지연으로 보증보험 가입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HUG 자료에 따르면 예비감정 취소율은 65.3%에 달했다. 평가 결과 통지까지 평균 11.9일, 최대 77일이 소요된 사례도 있었다.

복 의원은 "세입자 보호를 위한 제도가 오히려 세입자의 불안을 키우고 정상적인 임대차 거래를 막고 있다"며 "보증제도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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