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해제 고려해볼만"...'규제 완화' 밀어붙이는 오세훈

김지영 기자
2025.11.24 05:10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 착공 현장(6구역)을 찾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조정과 대출 규제 완화 등 10·15 부동산 대책 보완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토허제·대출 규제 조정 여부는 서울의 재개발 일정뿐 아니라 공급 속도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어 향후 정부가 어떤 방식의 조정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오 시장의 최근 행보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를 향해 토허제와 재개발 이주비 관련 대출 규제의 완화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집값이 일단 단기적이지만 잡힌 것으로 나오지 않느냐"며 "(토허제 해제를) 고려해 볼만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 외 다수의 기자 간담회, 언론 인터뷰 등 공식 석상에서 토허제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현장의 불만도 고조돼 오 시장의 메시지에 힘을 더하고 있다. 최근 노원구 상계·중계동 일대 주민들은 토허제 폐지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토허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노원구청과 백화점, 지하철역 일대에서 토허제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잇달아 열고 있다. 노원구는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아 실수요 이동이 활발했던 지역이지만 토허제 도입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이주비 대출 제한 등으로 거래량이 급감하며 '거래 증발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급등 지역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 것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불붙고 있는 것이다.

오 시장은 최근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강서구 등은 집값이 안 올랐는데도 규제지역으로 묶였다"며 "국토부에 조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절벽'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강남구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이중적 시장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반면 규제가 덜한 경기 외곽·비규제 지역은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오 시장은 토허제 조정을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 이후 진행된 국장급 주택 공급 회의에서도 규제지역 지정으로 인한 문제점과 보완대책을 요구했다.

토허제와 함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는 재개발 지역의 대출 규제 완화 문제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노량진뉴타운 1구역은 전체 조합원의 약 70%가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주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노량진뉴타운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 벨트 공급 전략'의 핵심 축으로 1구역 3000가구를 비롯해 전체 1만 가구 이상의 공급이 예정된 대규모 사업지다. 서울시는 이주 단계에서 자금 흐름이 막히면 착공·분양 일정도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토부 역시 시장 안정과 공급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서울시에서 18개의 사안에 대해 국토부가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는데 80∼90% 이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가 마무리되면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융 리스크와 투기 유입 가능성을 이유로 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한달여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충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