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묘 인근 세운지구 개발 논란 확산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 시민 질문에 답하는 '일타 강사'로 나섰다.
서울시는 3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 종묘와 세운4구역 이슈 총정리' 영상을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 강의는 30여 분 분량이다. 오 시장은 개발 추진 배경부터 종묘 경관 논란, 유산지정 문제까지 핵심 쟁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세운지구 개발을 '강북전성시대'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규정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서울아레나, 창동차량기지 이전,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 등과 연결된 강북 경제 활성화 계획 속에서 노후·저밀의 세운상가는 더 이상 방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58년이 지난 건물의 안전 문제와 함께 1990년대부터 추진된 종묘~남산 녹지축 조성 계획을 실현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은 1970년대를 연상케 하는 가슴 아플 정도로 낙후된 모습"이라며 "지어진 지 58년이 지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운상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지 비율이 턱없이 부족한 서울에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녹지축을 쭉 조성하면 전세계 도시계획사에 길이 남을 획기적인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며 "녹지생태도심 조성을 통한 도시재창조는 녹지에 대한 갈증이 높은 서울시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라고 덧붙였다.
개발비 약 1조5000억원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 이익으로 녹지를 확보하는 '결합개발 방식'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오 시장은 "민간에 용적률을 올려주고 그에 따른 개발이익으로 녹지를 조성하는 '결합개발방식' 도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기존 계획대로 낮고 넓은 건물은 지으면 경제성도 없고 녹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세운4구역 고층화 논란에 대해서는 "종묘 정면이 아닌 서측 끝에 위치해 시민 눈높이에서는 건물 상부만 일부 보이는 수준"이라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장된 우려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유산 '종묘'의 등재 취소 가능성 주장에 대해선 오 시장은 "세계유산지정 취소는 유네스코가 당사국과 논의를 거치고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정부가 방어 논리를 가지고 설득은 못할망정 취소될 수 있다 과장하는 것은 국익을 훼손하는 선동적 주장"이라고 했다. 또 "정부의 과격한 성명으로 인해 지방정부와의 갈등을 넘어 정치화되면서 합리적해결이 더욱 어려워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오 시장은 "20년 이상 지연된 세운지구 주민들에게 길게는 4년 이상 소요되는 영향평가를 받으라는 것은 한마디로 사업을 접으라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종묘 외대문에서 180m 떨어져 있어 유산완충구역(100m)으로 지정해도 평가 대상이 아니다"고 확신했다. 또 법치주의 행정을 하는 서울시가 주민에게 영향평가를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호건설 특혜' 의혹에도 반박했다. 용적률 상향으로 환수금은 기존 계획 대비 12배 늘어난 2164억원이며 관련 기업은 개발계획 발표 이후 토지를 매입해 선후 관계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문화재 복원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음을 강조하며 흥인지문 복원, 율곡로 지하화, 창덕궁·돈화문로 정비, 송현녹지 조성 등 사례를 나열했다. 그는 "서울시는 종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며 "세운지구에는 서울시민을 위한 녹지 공간 확보와 재원 절약은 물론 역사와 자연경관, 업무 공간이 어우러지는, 시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복합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서울시의 고민과 충정이 녹아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서울시 충정을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양립하며 조화를 이룰 방안과 대안을 제안해주면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논의에 동참하겠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오는 4일 오전 세운지구를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