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가가 1년 새 300% 넘게 급등하면서 지난해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상당한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사업 기대감과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주가는 최근 3개월 기준 102.17%, 1년 기준 337.65% 상승했다. 이날 장중에도 전일 대비 5.17% 오르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의 투자 성과도 상당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해 2월 자사주 2000주를 주당 3만100원에 매입했다. 11일 종가(14만8800원) 기준으로 주당 약 11만8700원의 평가차익이 발생했다. 수익률은 무려 394%에 달한다. 평가이익은 약 2억37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 이후 회사 내부에서도 자사주 매입 움직임이 확산했다. 당시 대표가 먼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자 "임원들도 동참하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으로 보면 대표 매입 이후 임원 자사주 거래 관련 공시가 70건 이상 올라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형석 현대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가 대표적이다. 이 CFO는 지난해 7월 이후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여 현재 2200주를 보유 중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50주(주당 13만9800원), 이달 6일 50주(주당 13만2400원)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최원희 상무 역시 6일 장내에서 자사주 25주를 주당 12만5000원에 매수했다.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을 두고 회사 성장성과 주가 전망에 대한 내부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기록하며 일시적인 실적 부진을 겪었다. 당시 경영진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최근 현대건설의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원전 사업 기대감과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가 꼽힌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로 원전 및 관련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건설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대건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6만원을 제시하며 건설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원전 확대 사이클 속에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 수주 기대가 크다"며 "올해는 원전 EPC를 비롯해 데이터센터·해상풍력·도시정비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내부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해 자사주를 매입한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대표 말 듣고 샀더니 삼성전자 투자 부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평가이익이 커졌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