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각종 국가인프라를 단순 시설물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핵심전략자산'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에 나섰다.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중심의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국가예산 낭비를 막고 급변하는 미래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미래 국토인프라 혁신포럼'에 속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대표의원)과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연구책임의원)은 대한토목학회와 함께 마련한 '국가인프라기본법안'(가칭)을 공동발의했다. 법안은 대통령직속 '국가인프라위원회'를 신설하고 5년 단위의 '국가인프라전략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신설되는 국가인프라위원회는 국무총리와 대통령이 지명한 민간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또 외부간섭을 막는 동시에 최고의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민간위원을 과반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범부처 차원의 국가인프라전략과 투자 우선순위, 전략사업 지정·평가, 표준화 등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국가인프라전략 기본계획은 △교통·물류(도로·철도·공항·항만·첨단모빌리티 시설 등) △수자원·환경·방재(상하수도·댐·연안방재·탄소저장 인프라 등) △에너지(재생발전·전력망·차세대 원자력 인프라 등) △첨단산업(반도체·데이터센터·바이오 인프라 등) 4대 분야가 대상이며 5년마다 중장기 비전, 통합수요·공급 전망, 투자 우선순위, 재정운용계획, 지역균형, 기후·안전을 포괄관리하는 계획을 의무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경제안보, 국민안전, 미래성장 기반 확충에 시급한 사업은 '전략사업'으로 지정해 추진속도를 높이도록 했다. 해당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우선선정과 면제특례를 부여하고 인허가 패스트트랙이 적용된다. 이번 법안은 NIC(영국), IA(호주) 등 해외의 독립적 인프라 거버넌스 체계를 벤치마킹했다.
여야가 공동발의한 법안인 만큼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대한토목학회를 중심으로 학계에서도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등 국가핵심 첨단산업 인프라에 대한 법안 조기적용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승헌 대한토목학회장은 "법안이 통과되면 부처간 인프라 계획 상충이나 재원분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관리, AI 등 지능화 기술의 현장적용, 미래 인프라 전문인력 양성 등의 제도적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