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 내놓자마자 "보러 갈게요"...강북 아파트, 6배 더 빨리 팔렸다

배규민 기자
2026.04.28 13:30

[외곽만 팔린다] 매물 쌓이는 강남·불티나는 강북

권역별 매물 흡수율/그래픽=이지혜

서울 강북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새로 나오는 신규 매물은 물론 이전에 나온 재고 매물까지 무섭게 팔려나가는 모양새다. 대출, 세금 등 정부 규제 영향으로 강남권 매매가 정체된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 수요가 서울 외곽으로 쏠린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28일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3월 기준 서울 외곽지역 14개구의 매물 흡수율은 107.1%를 기록했다.

매물 흡수율은 해당 기간 시장에 새로 나온 매물 중 실제 거래된 비율로 매물이 얼마나 빠르게 팔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를 상회하는 매물 흡수율은 신규 매물 이상으로 거래가 체결됐다는 의미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소진 속도가 극단적으로 빨랐다. 강북구(216.4%)와 종로구(212.5%)는 흡수율이 200%를 넘어섰다. 이는 새로 시장에 나온 매물 건수보다 2배 이상 매매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어 중랑구(184.2%)·구로구(162.3%)·강서구(146.4%) 등도 100%를 크게 웃도는 매물 흡수율을 기록했다. 신규 매물을 넘어 기존 재고까지 거래로 소진되는 흐름이다.

반대로 강남3구와 용산을 비롯한 한강벨트 지역은 매물이 쌓이는 모습이다. 3월 서초구와 강남구의 매물 흡수율은 각각 7.3%, 13.7%에 그쳤다. 양천구와 영등포구도 50%대 매물 흡수율을 기록했다.

주요 자치구 흡수율/그래픽=이지혜

이 같은 흐름은 수요가 특정 가격대에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고 대출을 활용한 실수요 접근이 가능한 구간으로 매물 출회가 곧바로 거래로 이어지는 구조가 되고 있다. 전세 부담이 커진 일부 수요가 매매로 이동하는 흐름도 맞물리면서 거래 속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빠른 거래 체결은 전체 매물 수 감소로 이어졌다. 강북·종로·중랑·구로구 등 서울 외곽지역 매물은 2월 말 3만7278건에서 3월 말 3만7043건으로 235건 감소했다. 신규 공급보다 거래가 더 많았던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핵심 4구는 2만4644건에서 2만7498건으로 2854건 증가했다.

매물 소진 속도 차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월만 해도 외곽과 핵심 4구의 매물 흡수율 격차는 4.1배 수준이었지만 3월에는 6.5배까지 벌어졌다. 매물 출회가 거래로 이어지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간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매물의 거래 속도를 보여주는 재고 회전율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외곽지역 회전율은 9.55%로 핵심 4구(2.31%) 대비 4배 이상 높았다. 한강벨트는 7.22%로 중간 수준을 보였다. 흡수율이 신규 매물의 소화 속도를, 회전율이 기존 재고의 거래 속도를 각각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곽은 매물이 빠르게 순환되는 데 비해 강남권은 신규·기존 매물 모두 정체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대출 규제와 실거주 요건이 유지되는 한 고가 주택 중심의 강남권 거래 회복은 제한될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외곽으로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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