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또 적자..."더 이상은 못 버텨" 공항 이어 철도도 '요금 현실화' 압력

정혜윤 기자, 홍재영 기자
2026.05.03 05:00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노동절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를 앞둔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6.04.30.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공항 이용료 인상을 신호탄으로 철도 등 주요 공공요금 전반으로 '요금 현실화' 압력이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장기간 요금 동결 속에 누적된 적자 구조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선 2000원(50%), 국제선 5000원(김포공항 30%, 지방공항 42%) 수준의 공항 이용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 운영비와 시설 투자 비용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이용료는 20년 넘게 한자리에 묶여 있었다.

실제 한국공항공사는 연결 기준 △2021년 2311억원 △2022년 1876억원 △2023년 1311억원 △2024년 1345억원 △2025년 51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공항 이용료 조정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국내선 이용료는 3000원에서 4000원으로, 국제선은 9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후 23년간은 한자리에 묶여 있었다. 그간의 물가 상승은 물론 다른 공공 요금과 비교했을 때도 공항 이용료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도시철도, 철도 등 요금 인상을 추진했거나 검토 중인 다른 공기업들의 사정도 유사하다. 적자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요금 현실화' 없이는 재무 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도시철도는 이미 요금 인상 수순을 밟았다.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은 지난해 1400원에서 1550원으로 올랐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2024년 당기순손실 7241억원을 포함해 누적 적자가 19조원 가까이 쌓인 상태다. 낮게 책정된 요금 체계가 구조적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요금 인상이 절실했다는 평가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 시민이 29일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를 태그하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서울·인천·경기 지하철을 탈 때 교통카드 기본요금이 기존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됐다. 2025.06.29.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공공요금 인상 압력은 교통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분위기다.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이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에 따라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가 상승과 누적 적자 부담이 계속 쌓이면서 하반기 이후 조정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공기업 전반에서 요금을 묶어둔 대가가 재무 악화로 돌아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억눌려 있던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조정되는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물가 자극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지만 공항을 시작으로 철도·도시철도 등 교통 요금이 먼저 움직이고 이후 다른 공공요금으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지난해 2011년 이후 14년 만에 KTX 운임을 최대 17%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철도 요금이 마지막으로 오른 2011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27%, 고속버스 요금은 21%, 최저임금은 128% 각각 상승했다.

실제 코레일은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갈수록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코레일은 2021년 연결 기준 1조15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2022년 2350억원 △2023년 4516억원 △2024년 4999억원 △2025년 3578억원 등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요금 인상 시점은 변수다. 현재 코레일은 수서고속철도 운영사 SR과의 통합을 추진 중이다. SRT 요금이 KTX보다 낮은 상황에서 통합 이전에 요금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실제 양사 중련 운행 과정에서도 KTX 운임을 SRT 수준에 맞춰 약 10% 낮춰 적용하고 있다.

통합 이후 요금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인상 또는 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부적으로도 요금 현실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된 분위기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요금 인상 여부를 지금 단계에서 공식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운영비 증가와 재무 부담을 고려하면 요금 현실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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