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세금만 31억 낸다" 집 내놓은 다주택자들...막판 거래 몰렸다

남미래 기자, 김지영 기자
2026.05.10 16:35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가 끝나고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다시 적용되기 시작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계업소에 관련 상담 안내 게시물이 붙어 있다. 이날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2026.5.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4년 만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하면서 서울 핵심지에서 막판 절세 매도가 집중됐다. 양도차익이 큰 강남·서초·용산 일대에서는 토지거래허가 신청까지 급증하며 중과 시행 직전 거래가 몰리는 모습이었다.

10일 관계 부처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각각 추가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82.5%까지 올라간다.

실제 세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머니투데이가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를 16억원에 매입해 56억원에 매도한다고 가정할 경우 1주택자의 양도세는 약 2억42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반면 다주택자 중과가 적용되면 세 부담은 최대 31억4000만원까지 늘어난다. 양도차익 40억원 가운데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8억6000만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중저가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6억원대에 취득해 13억원 수준에 매도하는 경우 1주택자는 비과세 등으로 세 부담이 크지 않지만, 다주택자 중과가 적용되면 수억원대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중과 시행 전 거래를 마치려는 다주택자들이 막판 매도에 나선 배경이다.

실제 중과 유예 종료 직전 토지거래허가 신청도 급증했다. 새올 전자민원창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일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700건으로 집계됐다. 휴일 영향으로 900건 안팎까지 치솟았던 지난 4일·6일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서울과 경기 일부 자치구에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 적용을 받기 위해 막판까지 토허 신청 접수가 이어졌고, 일부 구청에는 주말에도 민원인이 몰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시 세금 비교/그래픽=윤선정

특히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전체 신청 건수가 116건에 그쳤던 중구를 제외하면 서초구의 토허 신청 증가율이 4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남구(31.7%), 용산구(31.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원구는 4월 토허 신청 건수가 1068건으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았지만 증가율은 1.3%에 그쳤다. 금천구(6.4%), 관악구(9.5%), 중랑구(10.4%) 등도 서울 평균 증가율(17.7%)을 밑돌았다. 절세 목적의 막판 매도 수요가 양도차익이 큰 핵심지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래 증가에도 집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5% 올라 전주(0.1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구를 제외한 대부분 자치구에서 상승세가 나타났다. 급매물이 일부 소화됐지만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상승 흐름 속에서 거래만 늘어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중과 재개 이후 거래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세 부담이 커진 만큼 매도 대신 증여나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914건으로 올해 고점이었던 3월 21일(8만80건) 대비 약 15% 감소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이미 상당수 시장에서 소화된 만큼 당분간 매물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토지거래허가 제도와 강력한 대출 규제로 수요층도 제한돼 거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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