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 세금, 8.3억까지 뛸 수도…강남 1주택자들 계산기 두드린다

배규민 기자
2026.05.12 15:34
장특공 축소 시 주요 아파트 세 부담 변화/그래픽=임종철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세입자 낀 주택' 매도를 허용하면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세금이 더 늘어나기 전에 팔아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커지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는 13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 거래 시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기존 다주택자 매도 물건에서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비거주 1주택자 역시 세입자가 거주 중인 상태로 매각이 가능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2020~2022년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시기 강남권에서 전세를 끼고 매입한 고가 1주택자들의 출구를 일부 열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 대상 장특공 축소나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매도 타이밍을 잡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부동산 세무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비거주 1주택 보유자들을 중심으로 향후 세제 변화에 대한 상담 문의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나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장기간 보유한 고가 아파트의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다주택자보다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장특공 축소 폭이나 보유세 강화 수준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현금흐름 부담이 있는 고령층 사이에서는 세 부담 증가를 계기로 차익 실현이나 다운사이징 매도를 고민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한강벨트 주요 단지(10년 보유·10년 거주 기준)들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여부에 따라 세 부담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잠실엘스(84㎡)의 경우 양도가액 30억원, 취득가액 8억원 기준 현행 1주택 비과세 체계상 총 세액은 8511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보유 장특공제율을 연 2% 수준으로 축소할 경우 세 부담은 1억9825만원으로 불어난다. 보유 장특공 혜택을 전면 폐지할 경우 총 세액은 3억1771만원까지 뛴다. 세 부담이 지금의 3.7배 수준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동작구 흑석한강현대(84㎡) 역시 세금 증가 폭이 컸다. 양도가액 24억5000만원, 취득가액 7억1000만원 기준 현행 1주택 비과세 체계상 총 세액은 약 496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보유 장특공제율을 연 2% 수준으로 축소할 경우 총 세액은 1억2316만원으로 늘어난다. 보유 장특공 혜택을 아예 폐지할 경우 총 세액은 1억9997만원까지 커진다. 세 부담이 기존의 약 4배 수준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84㎡)는 양도가액 56억원, 취득가액 16억원 기준 현행 1주택 비과세 체계상 총 세액은 2억4185만원 수준. 이에 비해 보유 장특공제율을 연 2% 수준으로 축소할 경우 총 세액은 5억3168만원으로 늘어난다. 보유 장특공 혜택을 아예 폐지하면 세 부담은 8억3440만원까지 커진다.

우 전문위원은 "강남권처럼 장기 보유에 따른 시세차익이 큰 지역일수록 장특공 축소 여부에 따라 세 부담 변화가 훨씬 민감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규제 방향성만 거론되는 단계여서 관망 분위기가 강하지만 향후 장특공 축소 폭이나 보유세 강화 수준이 구체화될 경우 비거주 1주택자들의 매도 움직임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실제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서울 핵심지에서는 '팔면 다시 사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대출 규제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매도 대신 직접 거주를 통해 절세 요건을 맞추거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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