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시선이 선거 이후로 향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정치 이벤트를 넘어 도시개발과 정비사업, 인허가, 세제 집행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특히 강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선거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유세, 거래세 등 세제 개편과 규제 완화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이전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관망세 속에서 서울과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바탕으로 호가가 상승하는 이중 구조가 나타났다. 정책 방향이 확정되기 전까지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의사결정을 미루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는 세제 개편이 꼽힌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조정,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보유세 상향 등은 다주택자는 물론 실수요자들의 의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선거 국면에서는 제한적으로만 언급되던 세제 개편 논의가 선거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장에서는 세제 개편 움직임에 따라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 임대사업자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 출회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책 신호에 따라 매물이 한 시점에 집중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정책 방향이 예고된 만큼 세금 인상 폭 등 정책의 강도에 따라 매물 증가 구간이 압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에 주택을 보유 중인 지방 투자자들의 매물 출회 여부도 관심사다. 과거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시기에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지방 투자자들이 장기간 보유를 이어온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조정이나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가 현실화되면 매도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서울 강남권과 잠실 등에서는 선거 이전부터 지방 거주 주택 보유자들의 매물 출회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일정 시점 이후 세제 혜택이 줄어든다는 조건이 붙으면 보유자 입장에서는 계산기를 두드릴 수밖에 없다"며 "고령 장기보유자를 중심으로 매도 판단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이후가 이런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강세가 단번에 꺾이기는 쉽지 않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공급 확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대규모 정비사업이 잇따라 진행되며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 교통 인프라 확충 공약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상승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세제 개편과 규제 강화가 가격 상승세를 억제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되기보다는 거래 위축과 가격 정체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임대 매물 부족도 중요한 변수다. 비거주 주택자가 매도에 나서고 실거주 중심의 1주택자로 전환될 경우 전월세 물량이 구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실제 정부가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인 이후 서울 아파트 임대 물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선거 이후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에 따라 잠재 매도 물량이 실제 매물로 전환되는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세제 개편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단기간 내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비아파트 시장"이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임대인에 대해 취득세 완화나 전세보증보험 한도 확대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