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원은 떠나고 착공률은 뒷걸음질…멀어지는 '110만가구' 공급 목표

정혜윤 기자, 홍재영 기자
2026.06.22 16:45
LH 착공계획 대비 달성률/그래픽=이지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착공 실적이 LH 사태 이후 3년 연속 계획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이탈과 조직 개편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공공주택 110만가구 공급 목표를 뒷받침할 실행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LH의 착공 계획 대비 실적은 △2021년 38.3% △2022년 44.1% △2023년 50.9%를 기록했다. 3년 연속 계획 물량의 절반 수준에 머문 셈이다. 2024년에는 100%를 달성하며 반등했지만 지난해 84.3%로 다시 후퇴했다. LH 사태 이전에는 착공 달성률이 대부분 100% 안팎을 유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LH 공급 실행력이 정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착공 실적 부진에는 2021년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사태 이후 발표된 혁신안과 조직 쇄신 여파, 12·3 비상계엄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21~2023년 3년간 착공 계획 대비 실적이 50% 안팎에 머문 것은 당시 조직이 겪은 혼란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조직 안정성 훼손은 인력 이탈로도 나타났다. 최근 5년간 LH 휴·퇴직자는 4699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퇴직자는 2746명으로 휴직자(1953명)를 크게 웃돌았다. 능력과 경험을 가진 숙련 인력이 지속적으로 LH를 떠나고 있다는 의미다.

LH 안팎에서는 공공주택 공급 사업 특성상 인력과 조직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공공주택 공급은 택지 조성과 보상, 설계, 인허가, 착공 등 여러 단계가 맞물려 진행된다. 사업을 경험한 인력과 조직의 연속성이 중요한 이유다. 대규모 인사이동이 반복되면 현장 경험이 단절되고 업무 연속성도 유지되기 어렵다.

[고양=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7일 경기 고양시 LH 고양사업본부 모습. 2025.09.07.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LH는 올해 또 한번의 대규모 인력 이탈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LH를 개발 조직과 관리 조직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작 조직 혁신을 이끌어야 할 수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LH는 지난해 10월 이한준 전 사장 사임 이후 약 8개월째 사장 공백 상태다. 최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안건에서도 LH 사장 임명안이 제외되면서 새 경영진 출범 시점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공공주택 공급의 최대 축인 LH의 업무 공백이 예상되면서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임기 내 공공주택 110만가구 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LH는 3기 신도시 조성과 공공주택 공급 확대는 물론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책임지고 있다. 공급 목표는 확대되고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조직 역량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용인 국가산단은 토지 보상과 기반 시설 조성, 산단 개발 등 장기간에 걸친 사업 관리가 필요하다. 공공주택 역시 신규 택지 조성부터 인허가, 착공, 준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사업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직 개편과 인력 이탈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계획 실행력 저하와 함께 현장 혼란도 불가피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주택 110만가구 공급과 용인 국가산단 조성은 모두 LH 역할이 절대적인 사업"이라며 "조직 개편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든 결국 국민이 체감하는 것은 공급 실적인 만큼 LH의 공급 목표 달성을 뒷받침할 실행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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