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8000가구 임대주택 매물 풀리나…전세 시장엔 '빨간불'

6만8000가구 임대주택 매물 풀리나…전세 시장엔 '빨간불'

남미래 기자
2026.06.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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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임대주택제도 개요/그래픽=김지영
등록임대주택제도 개요/그래픽=김지영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등록임대주택으로 향하고 있다. 등록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손질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공급 부족이 심화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키워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SNS를 통해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며 부동산 과세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21일 임광현 국세청장도 등록임대주택의 양도세 특례를 손질해 매물 잠김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부동산시장은 등록임대주택 보유세 혜택 축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등록임대주택은 주택임대사업자가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4년 또는 8년 이상 임대료 인상률 제한 등의 의무를 지는 대신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세제 혜택을 받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가 민간 임대 공급 확대를 위해 활성화했지만 다주택자의 절세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커지자 2020년 8월 아파트 신규 등록은 폐지됐다. 현재 남아 있는 등록임대주택은 2028년까지 의무임대기간이 순차적으로 종료되는데 세제 혜택은 의무기간이 끝난 뒤에도 유지된다.

22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7월 말로 예정된 세제 개편안에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등록임대주택의 혜택을 축소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일정 유예기간 안에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인정하되 기한을 넘기면 혜택을 줄이는 방식이 유력하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그래픽=김지영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그래픽=김지영

이번 논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뒤 다시 줄어든 서울 아파트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월21일 8만8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과 유예 종료일인 5월9일 6만8495건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기준 6만915건까지 감소했다.

정부는 등록 임대주택이 시장에 나오면 매물 감소 추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임 청장에 따르면 2018~2020년 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서울 아파트가 총 6만8000가구에 달한다. 이 중 약 2만5000가구는 이미 의무임대기간이 끝났고 나머지 4만3000가구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신규 입주로 매물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재고 매물을 유통시키려는 시도"라며 "양도차익이 크고 장기 보유한 한강변·강남권의 고령 보유자를 중심으로 일부 출회 유인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당시처럼 매물이 8만건까지 급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전월세 시장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은 이미 심각한 공급 가뭄을 겪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로 2021년 2월 셋째 주 이후 약 5년 반 만에 가장 높았다.

임대료 상승도 가파르다.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3.58%로 지난해 같은 기간(0.60%)의 약 6배를 기록했다. 월세도 3.37%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0.78%)의 4배를 웃돌았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현재 등록임대주택 임차인은 전세는 시세의 55%, 월세는 53%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고 있다"며 "세제 혜택 축소로 임대주택 매도를 종용하면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던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등록 임대주택이 매물로 나올 경우 전월세 시장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세제 개편이 서울 집값 안정 효과로 직결되기보다 '똘똘한 한 채' 선호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함 랩장은 "서울 핵심지의 장기 보유 주택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지만 동남권 등 선호 지역의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전세가격 상승은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의 반발도 거세다. 성 회장은 "의무기간을 마친 임대주택에 등록 당시와 다른 세제 기준을 사후 적용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며 "정부가 관련 혜택을 축소할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 매물 유도책과 임대 공급 대책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 랩장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매입임대를 늘리고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단기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주거용 오피스텔의 취득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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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남미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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