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 세제 혜택 축소 움직임에 임대인협회 반발…"전월세 불안 키워"

남미래 기자
2026.06.25 17:03

정부의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특례 축소 움직임에 대해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강하게 비판했다. 등록 당시 약속한 세제 혜택을 사후적으로 변경하면 정책 신뢰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 전월세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25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민간이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 국가가 제한적인 과세 특례를 부여하는 정책적 계약"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등록임대주택은 주택임대사업자가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4년 또는 8년 이상 임대료 인상률 제한 등의 의무를 지는 대신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세제 혜택을 받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가 민간 임대 공급 확대를 위해 활성화했지만 다주택자의 절세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커지자 2020년 8월 신규 등록이 중단됐다. 현재 남아 있는 등록임대주택은 2028년까지 의무임대기간이 순차적으로 종료되는데 세제 혜택은 의무기간이 끝난 뒤에도 유지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동말소되는 등록임대아파트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를 폐지해 매물을 유도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협회는 이재명 대통령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이어 국세청장까지 등록임대주택 제도 축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추가 규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와 관련, "등록 당시 정부가 약속한 제도를 사후적으로 변경하고 소급해 불이익을 가하는 정책이 반복된다면 어떤 국민이 국가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소급 규제는 정책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세제 특례는 등록임대사업자의 의무 이행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협회는 "세제 특례는 단순한 특혜가 아니라 의무임대기간 준수, 임대료 증액 제한, 임대차계약 신고,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등 21개 의무사항을 이행한 데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과거 정부가 등록을 적극 장려한 뒤 과세 특례는 축소하고 의무는 강화하는 방식의 규제가 반복되면서 대표적인 정책 신뢰 훼손 사례로 지적돼 왔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등록임대주택이 일반 민간임대주택보다 낮은 임대료로 공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협회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이종욱 의원실이 올해 3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서울 등록임대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일반 민간임대주택 대비 월세 54.7%, 전세 53.0% 수준으로 집계됐다.

협회는 "시세의 절반 수준 임대료로 공급되는 등록임대주택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공공임대주택 수만 호를 없애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축소하는 정책은 결국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일부 매매시장 안정 효과를 위해 등록임대제도에 대한 소급 규제를 강행하는 것은 국민 절반이 의존하는 임대차시장의 안정을 훼손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단기적인 매물 확대 효과뿐 아니라 정책 신뢰와 임차인 보호, 임대주택 공급 유지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최근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공급은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대시장에서도 중요하다"며 "신규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기존 등록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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