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의 작업 사항을 확인해 주세요."
"请确认分包商的动作."(중국어)
"Hãy kiểm tra hành động."(베트남어)
"Проверьте действие."(러시아어)
GS건설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아침조회. 건설소장이 한국어로 공지를 전달하자 현장 곳곳에 설치된 스크린에 '자이보이스'(Xi Voice)가 실시간으로 번역한 중국어·베트남어·러시아어 문장들이 뜬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국인 작업반장이 서툰 외국어로 지시를 내리거나 외국인 반장이 확성기를 들고 중간 통역에 나서야만 가까스로 의사 소통이 가능했다. 그러나 자체 개발한 자이보이스 도입 후에는 실시간 다국어 번역을 통해 안전 공지와 작업 지시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게 됐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공제부금 적립근로자는 25만5058명으로 전체의 15.3%를 차지했다. 외국인 근로자 수는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이처럼 국내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전관리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언어가 혼재하는 환경에선 '특정지역 출입금지' 같은 필수 공지사항 및 안전교육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생성형 AI 기반의 자이보이스는 한국어를 120개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준다. 동바리(가설지지대), 아시바(비계), 나라시(평탄화) 등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은어와 전문 용어도 각국 언어로 변환해준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언어별 음성 출력 기능도 개발해 기술검증(PoC)을 마쳤다"며 "최근 AI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추가 고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시공 품질과 설계 효율을 높이는 AI 기술도 도입했다. 건설현장용 챗GPT인 '자이북'(Xi Book)이 대표적이다. 자이북은 5000쪽이 넘는 자체 주택공사 시방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시방서 등을 학습시킨 AI 검색 서비스다. 과거엔 품질 점검 시 일일이 수작업으로 서류를 찾아야 했지만 이제는 간단한 검색어 입력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시공 기준에 익숙하지 않은 저연차 엔지니어의 업무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검색 결과와 함께 유튜브 영상 링크까지 제공한다.
아울러 구조 설계도서 검토 과정에서의 '휴먼에러'(인적오류)를 줄이기 위해 AI 기반 설계도면 검토 시스템도 도입했다. 사람이 도면을 작성하거나 수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기나 누락이 발생하는데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AI 서비스가 자동으로 도면을 비교·검토해 오류를 찾아낸다. 설계 변경 이력도 자동으로 기록해 체계적인 버전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시공 오류를 사전 예방해 보다 안전한 시공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AI 기반 설계 적정성 검토를 비롯해 드론·로봇과 연계한 철근 배근 자동 검측 등 시공 단계 전반으로 AI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