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 가뭄에, 빌라 찾는 세입자들

김지영 기자
2026.07.09 04:10

1~5월 전국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11.5% 증가
가격도 동반 상승세… 서울 평균 전셋값 '2.3억대'
보증불안·환금성 우려 여전… 신뢰 회복 남은 과제

전세품귀 속에서 연립·다세대(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이 임대차시장의 '대체재'로 빠르게 부상한다. 아파트 전세매물 부족과 가격상승이 이어지면서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늘고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아파트 vs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 비교

8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 1~5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123만614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119만9105건)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거래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주택 유형별로는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났다. 이 기간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62만9107건에서 70만1756건으로 11.5% 증가한 반면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56만9998건에서 52만8858건으로 7.2% 감소했다. 전통적으로 임대차시장의 중심이던 아파트 수요가 줄고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적은 연립·다세대·단독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과 서울이 모두 같은 흐름을 보였다. 서울의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같은 기간 24만40369건에서 25만9853건으로 6.3% 증가했다. 수도권 역시 44만2024건에서 47만8908건으로 8.3% 늘며 비아파트 중심의 거래확대가 두드러졌다.

가격도 상승세다.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전셋값은 2억3490만원으로 집계되며 3년8개월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마포구 연남동의 A빌라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4억4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성사됐다. 직전 거래인 2021년 3월의 3억원보다 1억4500만원 뛴 수준이다. 용산구 B맨션 전용 84㎡도 같은 달 4억6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3월 더 큰 면적인 전용 90㎡가 3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7500만원이 뛰었다. 송파구 오금동의 C연립 전용 84㎡는 4월 4억8000만원에 전세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인 2023년 2월의 3억1050만원에 비해 1억7000만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비아파트가 임대차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지만 아파트 대체재로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개별 물건별 안정성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 주택가치와 환금성 측면에서도 아파트 대비 선호도가 낮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차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 정책적 대응 필요성을 주문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확대, 공적보증 강화, 임대차 정보 투명성 제고 등 시장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비아파트의 주거경쟁력을 마련해야 한다"며 "임대사업자 제도개선 등 수요 측 유인책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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