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늘어도, 줄어도 '20.79%' 자동이체?...교육교부금 개편 첫발, 쟁점은

세수 늘어도, 줄어도 '20.79%' 자동이체?...교육교부금 개편 첫발, 쟁점은

세종=정현수 기자, 정인지 기자, 세종=김온유 기자
2026.07.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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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부금 개편] 종합

교육교부금 개편 첫발 뗐지만…개편 방향은 '동상이몽'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07.08.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6.07.08.

정부가 반세기 넘게 유지돼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의 개편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다. 교육교부금의 '칸막이' 구조를 고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핵심 쟁점인 내국세 연동 구조를 두고선 이해 관계자의 입장 차이가 여전했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교부금 개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으로 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열렸다. 재정 당국과 교육 당국의 장관이 모여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에 나선 건 처음이다.

1972년 도입된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로 조성하는 예산으로, 유·초·중등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에 배정된다. 대학과 평생교육 등에는 교육교부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칸막이 구조, 내국세에 연동된 경직성 구조 탓에 개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으로 교부하는 현 제도가 지속 가능한지,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이고 균형 있게 사용할 방안은 없는지 함께 짚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인공지능) 등 초중등 분야의 새로운 교육 수요에 대응하고 내실화를 기하는 것과 함께 영유아 교육부터 고등, 평생교육 등 교육 분야 전체의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투자와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합리적인 재정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논의가 단순히 아이들이 줄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식의 일방적인 경제 논리나 수치상의 효율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내국세 연동 구조라는 틀을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일부 기준을 초과하는 재정이 있다면 영유아, 고등, 평생 교육 전반으로 넓혀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도 "칸막이를 헐자는 것은 동의하나 학생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내국세 연동구조는 꼭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교육 현장과 소통하면서 교육교부금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교육교부금 개편은 법 개정 사안이다. 따라서 정부안이 마련되면 국회에서 최종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교부금 칸막이 구조 허물어질 듯…'20.79%의 족쇄'에는 이견

지방재정교부금, 기금, 지방채 연도별 추이/그래픽=이지혜
지방재정교부금, 기금, 지방채 연도별 추이/그래픽=이지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은 독특한 '예산 주머니'다. 내국세의 20.79%가 법에 따라 자동으로 교육청으로 흘러간다. 경기 상황이나 학생 수 변화와 관계없이 세금이 늘면 교육교부금도 증가하고, 세금이 줄면 함께 감소하는 경직적 구조다.

정부는 교육교부금에 손을 댈 수 없다. 교육교부금은 교육청 관할인 유치원, 초·중·고 예산으로만 쓸 수 있다. 대학도 교육교부금을 활용할 수 없다. 교육교부금을 '칸막이 예산'으로 부르는 이유다.

이러한 경직적 구조, 칸막이 구조 탓에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마찬가지로 이 두 가지 사안이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의 핵심 쟁점이다.

◇20.79%의 족쇄

교육교부금이 도입된 건 1972년이다. 정부 예산 중 일부를 자동으로 교육에 배정해 의무교육을 실현한다는 목적에서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을 잘 보여주는 예산이다. 현재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의 일부를 재원으로 조성해 교육청 예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재정 당국과 재정 분야의 학자들은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내국세 연동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실제로 교육교부금이 도입된 1972년에 95만2780명이었던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에 25만4000명에 불과했다.

반면 세수는 경제발전에 따라 우상향하고 있다. 세수가 늘면 교육교부금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가 재정을 담당하는 재정 당국 입장에선 학령 인구는 줄어드는데 교육교부금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20년 동안 교육교부금은 매년 평균 6.5% 증가했다. 이 기간 물가 상승률은 평균 2.3%다.

초과 세수 역시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의 중요한 변수다. 초과 세수가 발생해도 20.79%만큼 교육교부금으로 배정한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 교육교부금에 배정된 몫만 4조8000억원이다. 한정된 재원 속에서 교육청 몫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에 따라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버리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등에 연동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교육계는 내국세 연동 방식을 무조건 고수해야 할 사안으로 본다. "병력이 줄었다고 국방비를 줄이진 않는다"는 논리에서다. 안정적인 교육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선 내국세에 연동된 현행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칸막이 구조는 허물어질 듯

교육교부금의 칸막이 구조는 어느 정도 허물어질 분위기다. 8일 진행된 교육교부금 관련 토론회에서도 최교진 교육부 장관,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교육교부금을 영유아, 고등교육(대학), 평생교육 등에 활용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과거와 달라진 입장이다. 교육계 입장에서도 초과 세수 등으로 늘어난 교육교부금을 교육청 예산으로만 쓰자고 주장하는 데 한계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교부금의 칸막이 구조를 허물기 위한 노력은 이미 몇 차례 있었다. 유아교육지원 특별회계와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만들어 각각 누리과정, 대학 예산으로 활용했는데, 이때 교육교부금의 재원인 교육세를 활용했다.

즉, 교육교부금으로 넘어가야 할 교육세의 일부를 누리과정과 대학 예산으로 넘긴 것이다. 교육교부금을 대학 예산 등에 활용할 수 없는 현행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임시방편이었다.

교육교부금의 칸막이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몰이 정해져 있는 특별회계를 교육교부금의 틀 안에 넣는 방식, 초과 세수의 교육교부금 몫 일부를 대학 예산으로 활용하는 방식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처와 교육부에 교육교부금 개편 토론회를 제안할 정도로 개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합리적인 교육교부금 개편 방안을 마련해 교육재정이 가장 효과적이고 책임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근식 교육감 "병력 감소한다고 국방비 줄이나...교부금 유지돼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다. 2026.07.08.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다. 2026.07.08. [email protected] /사진=김선웅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 겸 서울시교육감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과 관련해 "단기 논의가 아닌 지속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 공개 토론회에서 "교육교부금의 법정 교유부율 20.79%는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병력이 감소한다고 국방비를 단순히 줄이지 않듯,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축소의 직접 근거로 삼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육감은 "우리나라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는 5위로 상위권이지만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재원 중 총 교육비는 4.6%로 주요 선진국 69개국 중 36위이고,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수는 42위"라며 수치적으로도 교육 환경이 양호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무한 경쟁의 세계 경제구조에서 AI(인공지능)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교육투자가 필요하다"며 "학생 정서와 마음건강, 특수교육과 다문화교육, 기초학력 지원 등을 위한 교육투자는 더욱 긴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영유아교육과 고등교육, 평생교육의 중요성에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를 기존 초·중등 교육재정의 재배분만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며 "교육의 책임을 확대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재정, 제도도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논의는 교부금을 줄일 것인가 지킬 것인가의 논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영유아교육은 누구의 책임인지, 학교 밖 청소년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은 어떤 체계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교육감은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정부와 국회, 교육 현장, 학부모,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식적이고 투명한 '교육재정 개편 공론화의 장'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며 지속 적인 논의를 촉구했다.

박홍근 "세수 따라 교육교부금 급등락…지속가능한지 짚어볼 시점"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08.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08. [email protected] /사진=김선웅

기획예산처는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내국세의 20.79%)가 세수에 따라 급등락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내세웠다. 특히 늘어난 교육교부금이 교육 내실화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획처가 총액을 줄이지 않겠단 방침을 내세운 만큼 불합리한 개편은 아니란 분석도 나온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8일 개최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공개토론회'에서 "내국세 형편에 따라 연도별 교육교부금이 급등락하면서 교부금 안정성 문제를 야기한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현행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교부하는 현 제도가 지속가능한지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이고 균형있게 사용할 방안은 없는지 함께 짚어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교부금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교육 여건 개선하고 우리 아이들 교육 개선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면서도 "제도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령인구는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인공지능 인재양성 등 새로운 교육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와 고등교육, 직무재교육 포함한 평생교육, 유보통합 통한 영유아 교육 등 전 교육분야에 대한 투자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AI(인공지능) 등 초중등 분야의 새로운 교육수요에 대응하고 내실화를 기하는 것과 함께 영유아 교육부터 고등, 평생교육 등 교육분야 전체의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투자와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 박 장관은 교육교부금 개편과 관련해 △교부금 총액 유지 △학생 1인당 교부금 확대 △초·중등학교 재정 안정성 △고등·평생·유아교육 발전 △학령인구 변화반영 등의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김학수 KDI(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현행 내국세 연동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고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매달 통장에 교육비를 자동이체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며 "첫째가 올해 대학에 진학하고 월급도 올랐는데 단순히 월급이 올랐다는 이유로 첫째가 고등학생일 때보다 더 큰 금액을 통장으로 자동이체하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현 구조가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위협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 세수는 법인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법인세수 좌우하는 건 기업실적인데, 해외요인에 의해 매우 크게 흔들린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교육재정 안정적이어야 한다면서 내국세수에 연동해서 법에 못을 박아뒀는데 오히려 법에 박힌 세수연동 방식이 교육재정을 들쑥날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도교육청 등 초·중·고 교육계는 미래교육을 위해 현재 자동이체 시스템을 유지하려 한다"면서 "미래교육 수요가 무엇인지 달성하고자 하는 학업적, 비학업적 성과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고 필요한 예산을 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국세수 20.79% 라는 한마디로 모든 것을 대답할 수 없다"며 "다른 지출분야처럼 정책환경, 정책목표, 그리고 국가재정의 여건을 함께 고려해 시대적 우선순위에 따라 합리적으로 자원이 배분될 수 있어야 바람직한 재정구조라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교육계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초과세수가 걷힐 예정인 가운데 개편으로 총액이 줄어드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이라며 "그간 교육교부금이 교육의 내실화 차원에서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됐는지 의문이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총액을 줄이지 않는 방안은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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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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