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3억을 어디서" 엄빠찬스 없인 엄두 못 낸다...주담대 '반토막' 충격

윤지혜 기자, 남미래 기자
2026.07.11 06:10
서울 시내 한 KB국민은행 상담창구의 모습./사진=뉴스1

"갑작스러운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로 당장 1억3000만원을 더 마련해야 합니다. 자금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 너무 당황스럽네요."(30대 신혼부부 A씨)

"6억원을 '풀 대출' 받아 친정집 근처에 신혼집을 마련하려 했는데 대출 한도가 절반으로 줄면 다른 지역을 찾아야 합니다. 다른 은행도 하루아침에 대출 한도를 줄일까 불안합니다."(30대 신혼부부 B씨)

KB국민은행이 지난 10일부터 전국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미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대출을 신청하지 않은 매수자들은 자금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다른 시중은행으로도 규제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현재 정부 규제에 따라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최대 6억원까지 주담대 이용이 가능하지만 KB국민은행은 사실상 전국 모든 지역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했다. 이에 계약은 마쳤지만 아직 대출을 실행하지 않은 매수자들은 예상보다 적은 대출 가능 금액에 잔금 마련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처지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KB국민은행에 그치지 않고 다른 시중은행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른 은행에서는 6억원까지 가능한가", "11월 잔금 일정을 앞당겨야 하나", "대출을 먼저 받기 위해 계약을 서둘러야 하나" 등의 문의가 잇따랐다.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대출 한도를 줄인다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낸 매수자가 예상했던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2030세대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이 13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대출 한도가 3억원으로 낮아질 경우 부모 지원 없이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 거래 절벽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혼부부나 생애 최초 구입자 대부분이 3억원 이상의 대출을 활용해 왔던 만큼 체감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래가 줄더라도 집값이 곧바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대출 규제가 장기화하면서 가족 간 차용 등 사적 금융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일정 부분 일반화됐다"며 "수요가 많은 15억원 안팎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바로 낮추기보다는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 거래량은 감소하겠지만 가격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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