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완화·공공임대 확대"… 주택공급 토론회서 쏟아진 주문

정혜윤 기자, 이정혁 기자, 홍재영 기자
2026.07.14 17:09

(종합)

[서울=뉴시스] 14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국토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첫 공개 토론회에서 금융 지원 확대와 비아파트 규제 완화 요구가 잇따랐다. 공공임대 공급 확대와 주거복지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를 열고 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와 연구기관, 건설업계, 금융권, 시민단체 등이 참석해 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에서는 금융 지원 필요성이 공통으로 제기됐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주택 착공이 크게 줄면서 공급 파이프라인이 막혀 있다고 진단했다. 민간 공급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금융과 세제 지원이 필요하지만 시장을 자극하지 않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진 교수는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 입주가 선순환해야 하는데 지금은 착공 단계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택 공급 생태계를 다양하게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도지역 규제를 유연하게 운영하고 민간 임대와 공공임대 사이를 메울 장기 임대주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월세와 관리비를 포함한 실제 주거비 부담을 낮출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아파트 공급을 정상화하려면 아파트와 다른 시장 특성을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아파트 공급 감소를 전세사기와 금융·세제·건축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비아파트는 전월세시장, 다주택자 세제 등과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아파트와 같은 잣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비아파트가 필요하다는 데는 국민과 정부 모두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비아파트가 공급되는 과정은 일반 아파트와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지역 대출 규제가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비아파트 전용 기금과 보증상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세대·연립주택의 층수와 연면적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비아파트는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시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현장에서는 또 금융 규제가 공급 자체를 막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강경훈 진경건설 대표는 서울 다세대주택 공급이 연간 2만5000가구 수준에서 최근 3000~4000가구로 줄었다며 공급 기반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가구나 다세대 부지를 매입해 잔금을 치러야 하지만 LTV(담보인정비율) 규제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며 "신축 판매사업자에 대한 LTV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2027년 말 종료 예정인 비아파트 세제 특례도 2030년까지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장은 공급 확대의 핵심은 공사비보다 금융비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사비는 이미 시장에서 조정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장기·저리 금융을 확대하면 민간 임대는 물론 전체 주택 공급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며 "서울은 공공임대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급 정책에 앞서 주거복지 방향을 먼저 제시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내놨다. 최 소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이 지났는데도 주거복지 로드맵이 나오지 않았다"며 "정부의 입장이 먼저 나왔어야 하는데 이런 자리를 먼저 만든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는 정말 부동산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나온 의견을 향후 부동산 대책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검토한 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토론회를 이어간다.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종합 토론회에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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