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공급 토론회, '민원의 장'이 됐다

배규민 기자, 윤지혜 기자
2026.07.14 17:04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정부가 마련한 첫 부동산 공급 활성화 토론회가 정책 토론보다 현장 민원 청취에 무게가 실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한된 시간에 7개 과제를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개발사업자와 정비사업 관계자들의 규제 개선 요구가 이어졌지만 정작 공급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토론은 부족했다는 평가다.

14일 국토교통부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 공급 활성화 토론회'를 열고 주택공급 파이프라인 복원, 다양한 공급 생태계 조성, 임차가구 주거 부담 완화 등 3개 분야 7대 과제를 논의했다. 정부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공급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민간 정비사업부터 공공주택, 비아파트 공급, 임대시장까지 공급 정책 전반을 한자리에서 논의한 점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토론회'라는 이름과 달리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7개 주제를 다루면서 참석자들의 발언 시간이 대부분 1~2분에 그쳐 심도 있는 논의는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반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는 순서는 토론회 막바지에 배치됐고 발언 시간도 2분 안팎에 불과해 충분한 의견 개진이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개발사업자와 정비사업 관계자들의 현안과 규제 개선 요구가 잇따르면서 정책 대안을 논의하기보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민원의 장'이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필요하지만 시간 제약으로 대부분 자신의 사업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일반 참석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기에도 시간이 부족했고 쟁점별 토론을 통해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구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토론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할 후속 정책과 실행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토론회는 주택공급 파이프라인 복원과 다양한 공급 방식, 임차가구 주거 부담 완화 등 공급 정책 전반의 쟁점을 폭넓게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며 "다만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이 단순한 민원 청취에 그치지 않고 사업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확대 과정에서 재개발·재건축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려면 결국 용적률 상향이나 공공기여 완화 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는 민간의 사유재산 가치를 높여주는 정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공급 확대는 결국 정부의 의지와 예산 문제"라며 "토지 보상과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하는 것이 공급 속도를 높이는 핵심이지 회의를 반복한다고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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