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100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가격이 뛰는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168.87㎡는 지난달 15일 12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전용 168.93㎡가 130억원에, 5월에는 전용 133.95㎡가 105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100억원이 넘는 초고가 매매 거래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에서도 100억원이 넘는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한남더힐 전용 178㎡는 지난 5월 10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같은 달 전용 235㎡도 130억원의 신고가를 작성했다. 전용 235㎡의 경우 지난해 1월의 이전 최고가 109억원에 비해 무려 21억원이 뛴 수준이다. 같은 지역의 나인원한남 전용 273㎡은 지난달 25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이전 최고가와 동일한 가격대다.
압구정 현대 재건축 단지에서도 100억원이 넘는 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현대1·2차 아파트의 경우 전용 196㎡가 지난 5월 102억에 거래됐고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지난 13일 105억원에 거래되며 100억원대 가격을 회복했다. 신현대 전용 183㎡는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이후 올해 들어선 줄곧 90억원대 가격에 머물렀으나 이달 들어 다시 100억원을 넘어섰다. 신현대12차는 182㎡도 이달 112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주요 지역 대형평형 아파트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전 가격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일부 단지에서는 이를 뛰어넘어 신고가를 작성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초고가 주택의 경우 대출 규제 영향이 제한적인 데다 한강변 입지와 재건축 기대감 등 희소성이 가격을 다시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래량은 살아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제 개편을 앞두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매도 시점을 늦추면서 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주요 지역의 경우 거래 건수가 이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는 등 거래 절벽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가격 상승·거래 위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세제 방향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거래 회복이 제한적인 반면 희소성이 높은 초고가 자산 중심의 수요는 유지될 것이다는 전망이다.
이달 말 예정된 부동산 세재 개편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초고가 주택의 가격 기준이 어떻게 정해질지가 주요 관심사다. 현재 공시가격, 실거래가, 보유세 기준 등이 혼재된 상황에서 50억원, 70억원, 100억원 등 다양한 기준선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기준 설정에 따라 과세 대상과 시장 영향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위원은 "초고가 주택 시장은 원래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구조인데다 세제 개편 이후 세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경우 매수·매도가 모두 위축되면서 거래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