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만한 집 살래요"… 노도강 집값 들썩

배규민 기자
2026.07.29 04:00

대출 규제가 부른 매매 양극화
6억선 중저가 수요 쏠림… 반년새 1.5억 급등 속출
매물 소진 빨라지며 실수요자 내집 마련 부담 가중
강남3구 등 고가 시장, 물량 늘어도 거래흐름 정체

서울 아파트 시장이 가격대별로 뚜렷하게 엇갈렸다.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은 매물이 빠르게 늘지만 노원·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은 거래가 이어지며 매물이 줄고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 이후 현금여력이 있는 고가 시장과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 시장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면서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더욱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올해 1월1일 5만7001건에서 이날 6만1181건으로 4180건(7.3%)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감 상위 지역/그래픽=윤선정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한 자치구는 성동구였다. 성동구(70.3%)와 함께 △송파구(50.6%) △광진구(43.6%) △용산구(40.9%) △강남구(35.7%) △서초구(30.5%) 등 한강변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크게 늘었다. 반대로 이른바 중저가 지역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다. 중랑구는 매물이 37.3% 감소했고 △강북구(-36.3%) △구로구(-27.5%) △노원구(-26.3%) △금천구(-25.6%) △도봉구(-24.2%) 등도 큰 폭으로 매물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위 10개 단지/그래픽=이지혜

거래량 상위단지도 중저가 지역에 집중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 거래량 상위단지는 청년임대주택인 중랑구 묵동 '세이지움태릉입구역청년주택'(278건)을 제외하면 △강북구 'SK북한산시티'(187건) △성북구 '한신·한진'(150건)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135건) △'상계주공6단지'(131건) 등 중저가 단지가 대부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거래가 활발한 단지는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지난 1월 6억8300만원에서 6월 최고가인 8억3000만원까지 1억4700만원(21.5%) 상승했다. 이달에도 8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8억원선을 유지했다. 현재 같은 면적 매물의 호가는 8억5000만~9억5000만원선이다.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도 지난 2월 4억8000만원대에서 이달 6억3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31%) 뛰었다. 현재 호가는 6억5000만~6억8000만원으로 실거래가보다 2000만~5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로 인해 아파트 매매시장이 가격대별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한도 축소로 자금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6억원 안팎의 중저가 아파트로 몰린다는 진단이다.

반면 강남3구 등 고가 시장은 매물증가에도 거래흐름이 정체된다. 정책 불확실성과 대출규제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높은 분양가와 전월세 가격강세 등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도 여전해 호가는 떨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한도 축소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 유입이 이어진다"며 "중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줄어들고 내집 마련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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