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40억? 50억?"…'초고가 강남' 숨죽이고 '그 아래 강남' 들썩이나

배규민 기자
2026.07.30 17:04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위 지역/그래픽=윤선정

정부의 초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세제개편안이 공개될 때까지 거래를 미루며 관망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30일 만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공인중개사 A씨는 "집을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문의가 거의 없다"며 "휴가철 영향도 있지만 보유세 강화와 세제 개편 이야기가 계속 나오다 보니 다들 개편안부터 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공인중개사 B씨 역시 "매수·매도 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세제개편안이 발표되면 그때 세금을 계산해보고 움직이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아직 과세 기준과 세율 등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거래 자체를 미루는 분위기가 짙다. 매도자는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 매수자는 추가 규제가 나올지를 확인한 뒤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편안이 발표되면 시장이 가격대별로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과세 기준이 일정 금액 이상으로 설정될 경우 초고가 시장은 거래 위축이 강화되는 반면 기준선 바로 아래 가격대에는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정부가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를 차등 강화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만큼 시장도 어느 수준에서 기준을 설정할지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예를 들어 30억원이나 40억원으로 기준이 정해질 경우 해당 가격대 아래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특정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차등 부과하면 해당 가격이 시장의 심리적 기준선으로 작용하는 이른바 '앵커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송파구 일부 단지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강남권 단지를 중심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대로 과세 기준을 웃도는 초고가 시장은 거래가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건축을 기다리는 장기 보유자나 고령 보유자 가운데 일부는 세 부담을 이유로 매물을 내놓을 수 있지만 강남 핵심지는 가격 방어력이 높아 보유세 부담이 불어나도 급격한 매도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처음에는 집주인도, 매수자도 모두 계산기를 두드리며 서로 눈치를 보는 시간이 이어질 것"이라며 "개편안이 나오면 초고가 시장은 거래가 위축된 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기준 가격 아래 강남 단지에는 진입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비거주 목적 보유자나 고령층을 중심으로 매도 수요가 나올 수는 있지만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만큼 거래가 급증하기보다는 가격대별로 제한적인 수요 이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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