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의 초고가 주택 가격이 전분기 대비 5.4% 급등하며 세계 주요 도시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2일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가 발표한 '프라임 글로벌 도시 지수'(PGCI)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상위 5%' 고가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상승해 조사 대상인 46개 도시 중 4위에 올랐다. 이는 세계 평균 상승률(2.0%)의 5배를 웃도는 수치다.
주목할 부분은 단기 변동성을 보여주는 전분기 대비 상승률이다. 서울의 고가주택 가격은 전분기 대비 5.4% 오르며 글로벌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2, 3위를 기록한 필리핀 마닐라(3.3%)와 인도 벵갈루루(3.0%)와 비교해도 서울의 상승세는 높은 수준이다. 반면 연간 상승률 기준 1위인 일본 도쿄의 고가주택 가격은 같은 기간 8.6% 하락하며 우리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 고가주택의 가파른 상승세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이른바 핵심 상급지를 중심으로 초고가 거래가 다수 체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초고가 주택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나이트 프랭크는 서울의 초고가 주택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리암 베일리 글로벌 리서치 총괄은 "서울의 고급주택 가격은 올해 11%, 내년에는 6%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기적인 신규 주택 공급 부족 속에 부유한 국내외 구매자들이 인기 지역의 '트로피 에셋'(독보적 투자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PGCI는 세계 주요 도시의 상위 5% 고가주택 가격을 분기별로 추적하는 지수다. 감정평가 기반 지수로 지역 간 시계열을 비교하는 데 유용하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은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서 PGCI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국제결제은행(BIS)의 주택가격지수의 이른바 '평균의 함정'을 극복할 대안 지수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 지수는 전국·도시 평균을 기반으로 해 수도권 집중 현상이나 서울 내 양극화 현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반면 PGCI는 상급지 가격 움직임을 충실히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다만 PGCI 보고서가 어떤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했는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만큼 전적으로 신뢰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상위 5% 초고가 주택에는 100억원이 넘는 하이엔드 주택이 포함될 수 있어 일반적인 고가 아파트만 대상으로 분석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하이엔드 주택은 실수요재라기보다 초고액 자산가들의 사치재 성격이 강한 만큼 일반적인 주택시장 흐름으로 해석하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