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는 것 아닌 사는 곳" 거주에 방점...'비거주' 1주택도 종부세 폭탄

정현수 기자, 박광범 기자, 최민경 기자, 김온유 기자, 윤지혜 기자
2026.08.04 06:00

[2026년 세제개편안] (上)

비거주 1주택에도 '종부세 폭탄'…장특공제 '거주'만 인정한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그래픽=이지혜

정부가 비거주·초고가·다주택에 부담을 더 주는 방식으로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한다. 특히 비거주 주택은 각종 공제를 줄여 1주택이어도 종부세를 더 많이 내도록 설계했다. 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중심으로 개편하고, 공제 한도를 10억원까지 설정한다.

재정경제부는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6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부동산세제 개편이다. 부동산세제 중 종부세의 변화가 가장 크다.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액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간다. 나머지 과세 기준액은 9억원으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정부는 종부세 세액에 영향을 주는 기본공제액,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세액공제를 모두 손봤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빼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등을 곱해 계산한다. 공제액이 늘어나면 종부세가 줄어들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이 올라가면 종부세는 늘어나는 구조다.

현행 12억원인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거주용 14억원, 비거주 9억원으로 조정한다.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70%로 올린다. 3주택자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80%까지 올라간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및 세액공제 개편안/그래픽=김지영

'똘똘한 한 채' 문제를 고려해 종부세 세율 기준은 '주택수'에서 '주택가액'으로 일원화한다. 이 과정에서 과세표준 6억원 이상 구간부터 세율이 오른다. 기간에 따라 20~50% 수준으로 1주택자의 종부세를 깎아주는 보유공제는 거주공제로 전환한다. '부득이한 비거주' 조건은 취학, 전근, 부모 봉양 등으로 구체화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거주용 1주택자의 경우 시가 30억원(공시가격 17억원)까지는 종부세가 줄어든다. 반면 시가 30억원부터 종부세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40억원 이상부터 그 폭이 확대된다.

보유 40%, 거주 40% 등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조건을 삭제하고 보유 최대 80%로 조정한다. 1년 유예 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이다. 공제 한도는 최종적으로 10억원으로 맞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집는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는 원칙하에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제개편안에는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하고,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 효과는 3조4430억원이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9월 초 국회에 제출한다.

'부자 세금' 겨냥...20억 집 종부세 190만원 vs 27만원, 거주 여부에 갈린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그래픽=이지혜

정부의 부동산세제 개편안은 '부자 세금'으로 불리는 종합부동산세를 겨냥한다. 과세 대상의 기준점이 되는 기본공제 금액뿐 아니라 세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고친다. 큰 틀에서 보면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에 더 큰 부담을 주고, 거주용 1주택의 부담은 줄여주는 구조다.

개편안 자체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종부세는 고액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인데, 고액 부동산을 구분하는 기준점이 기본공제다. 현재 기본공제액(공시가격 기준)은 9억원이다. 1주택자는 12억원으로 좀 더 우대한다.

개편안에선 1주택자의 과세 기준점을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린다. 그 외의 경우에는 과세 기준점이 9억원으로 지금과 같다. 지금까지는 과세 기준점과 기본공제액이 동일했지만, 앞으로는 1주택자를 제외하고 이 둘의 관계가 달라진다.

◇종부세, 어떻게 바뀌나

거주용 1주택의 기본공제액은 14억원으로 과세 기준점과 같다. 반면 비거주 1주택은 기본공제액이 9억원이다. 비거주 1주택도 14억원을 초과해야 과세 대상이 되지만 기본공제는 9억원만 적용한다. 기본공제액이 늘어나면 종부세가 줄어든다. 반대의 경우 종부세가 늘어난다.

다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거주용 주택가액 ÷ 전체 주택가액)×5억원+4억원'이라는 공식으로 산출한다. 가령 2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주택가액의 합이 30억원, 거주용 주택가액이 15억원이라면 6억5000만원을 공제한다. 거주용이 없는 다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4억원이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및 세액공제 개편안/그래픽=김지영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바뀐다. 1주택자와 지방 1·2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내년 이후 70%로 올린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1주택자를 제외한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7년 70%, 2028년 이후 80%로 조정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종부세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다.

종부세 세율 체계는 '주택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바꾼다. 지금은 과세표준 12억원 초과 구간부터 1·2주택(1.3%~2.7%)과 3주택자 이상(2.0~5.0%)의 세율이 다른데, 2028년 이후에는 3주택 이상 보유자 세율 체계로 일원화한다.

과세표준 12억원 이하의 경우에는 현재 1·2주택과 3주택의 세율이 0.5~1.0%로 동일하다. 앞으로 과세표준 6억원 이하의 세율은 동일하게 설정하고, 6억~12억원 구간의 세율은 현행 1.0%에서 1.3%로 올린다. 사실상 과세표준 6억원부터 종부세 세율이 오르는 구조다.

종부세액에 영향을 주는 보유공제 역시 거주에 방점을 찍는다. 현재 60세 이상 연령공제(20~40%)와 5년 이상 보유공제(20~50%)가 있다. 둘을 조합한 공제율은 80%를 넘길 수 없다. 앞으로 연령공제는 그대로 두고, 보유공제는 거주공제로 전환한다. 별도 규정이 없던 공제한도는 2027년 800만원, 2028년 이후 600만원으로 설정한다.

1세대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방안/그래픽=이지혜

주택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장기보유소득공제로 이름을 바꾼다. 1주택자를 기준으로 현재 거주 최대 40%, 보유 최대 40%로 설정된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년 유예 후 단계적으로 개편해 2029년부터 보유공제는 폐지하고 거주 최대 80%로 개편한다. 공제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밖에 전년대비 150%로 묶었던 종부세 세부담 상한은 200%로 확대한다. 지난 5월 재개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주택 양도세 기본공제는 현행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올린다.

◇바뀌는 종부세 체계, 실제로는 내는 세금은?

종부세 개편안은 강화와 완화가 겹쳐 있다.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 고가 주택에는 종부세를 더 부과한다. 반면 시가 30억원(공시가격 20억원) 이하 거주용 1주택의 종부세 부담은 줄어든다.

종부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뺀 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값이다.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하면 산출세액이 나온다. 산출세액에서 다시 1주택자 보유·연령별 세액공제액과 종부세 과세표준에 부과된 재산세를 빼면 종부세 본세가 나온다. 본세의 20%인 농어촌특별세를 합치면 최종 납부액을 구할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비교(실거주 vs 비거주)/그래픽=김지영

예를 들어 50세가 2년 거주한 1주택과 2년 보유한 1주택의 공시가격이 각각 15억원(시가 2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현행 종부세는 69만1000원으로 동일하다. 개편안에 따르면 2년 거주한 주택의 종부세는 2027년 이후 26만9000원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반면 2년 보유한 주택의 종부세는 2027년 이후 190만1000원으로 2.75배 늘어난다. 공시가격의 변동이 없다는 전제에서다.

이는 거주용 1주택은 기본공제액이 14억원으로 늘어나고, 비거주 1주택은 9억원만 적용받아 과세표준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령·보유 세액공제가 적용되는 경우라면 거주용 1주택과 비거주 1주택의 종부세 격차는 더 벌어진다.

가령 60세가 10년 거주한 1주택의 종부세는 현행 27만6000원이다. 개편안대로라면 내년 이후 종부세는 10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같은 조건의 비거주 1주택이라면 현행 27만6000원인 종부세는 내년 114만원(4.1배), 2028년 152만1000원(5.5배)으로 늘어난다. 이는 종부세 세부담 상한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전반적으로 거주용 1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20억원(시가 30억원)까지는 종부세가 줄어든다. 공시가격 20억~28억원(시가 30억~40억원) 구간은 종부세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반면 공시가 28억원(시가 40억원) 이상의 경우에는 종부세가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따른 적용 사례/그래픽=윤선정

'은마 국평' 보유세 내년 23%↑…비거주자는 무려 71% 급증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뉴스1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일대 초고가 아파트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준고가 아파트는 세 부담 증가 폭이 제한적이다.

3일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른 예상 보유세액을 산출한 결과, 실거래가 4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와 20억~30억원대 준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액 시뮬레이션은 내년에도 올해와 공시가격이 동일하고 고령자·장기보유 등 별도의 세액공제가 없는 경우를 가정했다.

올초 실거래가 39억원, 공시가격 26억8100만원을 기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실거주 1주택자 기준 올해 1003만5738원이던 보유세액이 내년에는 1234만4684원으로 23% 불어난다. 농어촌특별세와 합산한 종합부동산세액(종부세액)이 올해 507만6702원에서 내년 701만1648원으로 38.1% 급증하면서 전체 세 부담을 부풀렸다.

이는 실거주 1주택자로 기본공제 14억원을 모두 적용받는 경우다.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내년부터 종부세 기본공제가 기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축소된 데 따라 세 부담이 한층 늘어난다. 같은 은마아파트 전용 84㎡를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하고 있다면 보유세액이 1716만764원으로 71% 급증한다. 이 중 종부세액은 1182만7728원으로 올해의 2.3배에 달한다.

올초 기준 실거래가가 50억원(공시가격 39억3400만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세액이 이보다 더 늘어난다. 세제 개편에 따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보유세액은 올해 2226만8466원에서 2814만7275원으로 26.4% 증가한다. 비거주 1주택자라면 내년 보유세액이 3369만1275원으로 올해보다 무려 51.3% 늘어난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따른 아파트 세부담 변화2/그래픽=최헌정

◇마래푸·센트라스는 오히려 '보유세 감소'

반면 정부가 세 부담 완화를 강조한 실거래가 20억~30억원대 준고가 아파트는 오히려 세 부담이 줄어든다.

올 상반기 실거래가 23억~26억원으로 공시가격 17억5200만원인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보유세액은 올해 416만1699원에서 내년 411만3195원으로 1.2% 감소한다. 특히 종부세액이 123만9084원에서 94만6176원으로 23.6% 줄어든다.

공시가격이 10억원 초반대(13억6600만원)인 성동구 센트라스 전용 84㎡의 보유세는 올해 275만6984원에서 내년 256만5077원으로 7% 줄어든다.

하지만 이는 실거주의 경우다.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마래푸와 센트라스의 내년 보유세액이 각각 616만8555원, 388만565원으로 올해보다 40%대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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