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산불·집중호우 등 대형 재난 발생에 대비해 재난대응 모듈러주택 100가구를 처음 비축한다. 재난 발생 시 최대 7일 안에 현장에 설치하고 장기 거주를 원하는 이재민에게는 자가 매입도 지원한다.
LH는 '재난대응 모듈러주택 대비 방안'을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LH는 2017년 포항 지진을 시작으로 재난·재해 발생 때마다 피해지역 인근 임대주택 공가를 활용해 긴급 주거를 지원해 왔다. 지금까지 누적 지원 물량은 1441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경북 대형 산불 당시에도 임대주택 120가구를 이재민에게 공급했으나 비도심 지역은 인근 공공임대 공가가 부족해 주거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 LH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토교통부와 함께 '재난대응 모듈러주택 비축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재난 발생 이전에 모듈러주택을 미리 확보해 두었다가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현장으로 운송·설치해 이재민에게 임시 주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LH는 이달 말까지 모듈러주택 100가구 비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비축한 모듈러 주택은 신속한 대응을 위해 세종과 대구 권역에 분산 배치한다. 재난 발생 시에는 이재민 수요 조사와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거쳐 최대 7일 이내 설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앞서 LH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LH 토지주택연구원 등의 자문을 거쳐 재난대응 모듈러주택 표준 설계안도 마련했다. 재난 현장에 빠르게 설치할 수 있도록 이동성과 시공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창호 면적을 확대해 채광과 개방감을 개선했다. 고령 이재민이 많은 점을 고려해 '무장애'(Barrier Free) 설계도 반영했다.
임시 거주 이후에도 계속 거주를 희망하는 이재민에게는 해당 모듈러주택을 자가주택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사용승인에 필요한 설계도서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LH는 지난해 모듈러 주택 1000가구 이상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 2000가구, 내년 3000가구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2030년 이후에는 연간 공급 규모를 5000가구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성훈 LH 사장은 "예기치 못한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가장 시급한 것은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께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신속히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집중호우, 산불 등 대형 재난이 빈번해진 만큼 선제적 주거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