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고차 매매의 고질적인 폐단으로 꼽히는 '깜깜이 수수료'가 낱낱이 공개된다. 앞으로 중고차 매매업자는 각종 광고에 차량 가격은 물론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총액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중고차 시장에 쌓인 낮은 신뢰와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불투명한 매매가격과 각종 수수료 문제를 개선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높인다. 매매업자가 중고차를 인터넷 플랫폼에 광고할 때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총액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예컨대 기존에는 차량 가격 1000만 원만 표시됐다면 앞으로는 관리비 40만 원과 보험료 20만 원을 포함한 총액 1060만 원을 표시해야 한다.
중고차 민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부실도 개선한다. 점검기록부 서식이 과거 차량 기준에 머물러 있고, 세부 점검기준과 점검 오류에 대한 처벌 근거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성능보험 도입 이후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가 하자 수리 책임을 보험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품질 개선 유인이 약화됐다. 소비자에게 전가된 보험료는 5년 만에 2.2배로 상승했고, 성능보험도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점검기록부를 현실에 맞게 개편하고 세부 점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점검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침수와 사고이력 등 중요 항목의 점검 오류는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영업정지 등 무관용 행정처분을 적용한다. 점검 수수료 현실화와 점검자 법정 정의 정상화 등 업계 상생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판매자의 하자보증 책임도 강화한다. 민법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하자보증 책임을 매매업자에게 부여하고, 기존 성능점검자가 가입했던 성능보험은 매매업자의 의무보험으로 통합한다. 보장 기간과 항목은 확대하고 보험료 부담은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제조사 보증 항목 제외 등 보험료 인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의 하자 발생률 등 신뢰도 정보를 매년 공시하고, 이를 토대로 우수 사업자를 지정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매 후 7일 이내 엔진 등 차량 주요 장치에 하자가 발생해 수리비가 매매가격의 30% 이상이거나 수리 기간이 30일을 넘을 경우 소비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9월 중 관련 법령 개정안을 발의하고 과제별 세부 논의를 위한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추가 업계 의견은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반영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중고차 시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산업임에도 거래의 불투명성과 불공정한 관행으로 소비자는 물론 성실한 업계 종사자까지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낡은 관행과 미비한 제도를 바로잡아 소비자는 안심하고 거래하고, 사업자는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중고차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