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시장 혼란 가능성을 재차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을 정면 비판했다.
오 시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 참석, "보유·양도세를 더 내라고 하는 세제 개편안은 '국가 정책'이 아니라 '국가 폭력'이라는 느낌이 든다는 시민의 표현이 와닿는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번 대책을 보는 내내 집값은 잡지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린다는 걱정이 앞섰다"며 "세 부담 증가로 현금 흐름이 취약한 고령층이 원치 않는 매도로 내몰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전환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 보유가 아닌 실제 거주 여부가 세제 혜택의 핵심 기준이 된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사흘 만에 마련된 자리로 시장 영향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오 시장은 정부 정책 기조와 함께 이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인식도 문제 삼았다. 오 시장은 "대통령의 정비사업 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이 정권 내에서는 정비 사업을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은 기대하기가 어렵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고통을 주는 모습을 이번 세제 개편의 목표로 삼은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전세 보증금과 월세가 올라가는 피해로 귀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만 낳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어린이공원 부지를 주택공급지로 활용하려는 정부 정책에도 반감을 표했다. 그는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반환받은 상태 그대로 30만㎡ 전부 보존해서 후대에게 물려줄 막중한 책임감을 정부도 느껴야 한다"며 "용산공원은 일부라도 그런 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용도로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토론회 참석자들도 이번 세제 개편안의 임대차 시장 파급효과를 우려했다. 이창무 서울총괄건축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전월세 가구에 대한 고려는 빠져 있다"며 "결국 영향은 임대차 시장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만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로 바뀔 경우 단순 주택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급 부족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지목됐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최근 8년간 서울 가구 수는 약 37만가구 증가했지만 주택 수는 약 27만가구 늘어나는 데 그쳐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공과 민간을 구분하기보다 상생 구조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중개업계는 이미 전월세 매물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제개편과 실거주 의무 영향으로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려는 사례가 늘면서 전월세 물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또 다른 중개사는 "과거 전월세가 전체 중개 물건의 70~80%였지만 현재는 매매 비중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변화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세무사들은 기존 정책을 신뢰하고 등록한 임대사업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단계적으로 축소·폐지될 경우 임대 공급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오 시장은 "세제를 강화할 여력이 있다면 민간 임대 공급 사업자들에 세제 인센티브 혹은 대출 인센티브를 통해서 사업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훨씬 더 중요한 가치 있는 정책적 접근"이라고 언급했다.
주택 공급 정책을 둘러쌓고 정부와 서울시는 충돌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용산업무지구 개발을 둘러싸고 정부는 업무지구 내 주택공급 규모를 최대 1만가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서울시는 녹지 보존과 도시계획 원칙을 강조하며 공급 규모가 8000가구를 넘겨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 등 공급 확대 방식에서도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