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집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신혼부부 주거 안정 및 저출생 대응 정책이다. 실제 수요자 반응도 뜨겁다. 지난 4월 진행된 제7차 미리내집 입주자 모집에는 441가구 공급에 2만2924명이 몰려 평균 5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자이, 송파구 잠실르엘,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가 공급 대상에 포함됐다. 성동구 서울숲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312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작구 힐스테이트동작시그니처와 동작보라매역프리센트 등 역세권 신축 아파트도 공급됐다.
서울 도심의 신축·브랜드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하면서 기존 공공임대주택과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주 후 출산하면 소득·자산이 늘어도 재계약할 수 있고, 2자녀 이상을 출산하면 시세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해 장기 거주와 내 집 마련을 연계했다. 202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리내집 4543가구가 공급됐고 올해부터 2030년까지 매년 4000가구씩 총 2만가구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공급 물량이 여러 단지에 소규모로 흩어져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미리내집은 △아파트형 △일반주택형 △보증금 지원형으로 나뉘는데, 아파트형은 주로 도시정비사업 과정에서 확보한 공공주택 등을 활용한다. 정비사업 지역과 시기에 따라 공급 물량이 결정되는 구조여서 특정 지역에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확보하기 쉽지 않다. 실제 제7차 입주자 모집에서도 상당수 단지의 공급 물량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서울시가 전용단지를 검토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미리내집을 일정 규모 이상 집적하면 어린이집과 공동육아공간, 돌봄센터 등 신혼부부와 영유아 가구에 필요한 시설을 함께 조성할 수 있다. 단순히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출산·육아까지 고려한 주거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혼부부 수요가 높은 지역에 전용단지를 구축하면 미리내집 입주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함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미리내집의 주거비 절감 효과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신혼부부 전용 버팀목 대출은 임차보증금 요건이 4억원 미만으로 제한돼 보증금이 높은 주요 단지에서는 대출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서울시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보증금의 70%만 먼저 납부하고 나머지 30%는 퇴거 시까지 납부를 유예하는 '분할납부제'를 도입했다. 유예된 보증금에는 연 2.73% 수준의 이자가 적용된다.
전용단지가 실제 공급되기까지는 부지 확보와 지역 주민 수용성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초 강동구 고덕강일3지구 내 강현중학교 부지에 미리내집 336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혀 현재까지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해당 부지는 2015년 학교용지로 결정된 뒤 10년 넘게 공터로 남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향후 학령인구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교육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며 주택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올해 말까지 학령인구 추계 등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학교 건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리내집 전용단지 역시 후보지 선정 이후 지역 여건과 주민 의견 등을 조율하는 과정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