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리모델링 관련 규제가 잇달아 완화되면서 침체됐던 시장이 다시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리모델링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8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업계획승인에 필요한 단지 전체 구분소유자 동의율과 의결권 동의율을 각각 75%에서 70%로 낮추고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안전성 검토기관을 기존 2곳에서 3곳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주택법 개정안에는 전용면적 85㎡ 초과 가구를 분할해 기존 가구 수의 5% 이내에서 가구 수를 늘리고 인접 단지들이 공동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가 증축과 위치 재배치도 허용돼 상가 소유주와의 이해관계 충돌로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150곳, 12만1317가구다. 이 중 서울이 83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가구 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가능한 잠재 단지는 전국 2406곳, 약 179만가구로 추산된다.
시장 확대 가능성에 건설사들도 관련 기술과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기존 골조를 유지하면서 신축 수준으로 상품성을 높이는 '넥스트 리모델링'을 선보이고 지난달 공사비 2810억원 규모의 마포한강삼성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도 입주민이 이주하지 않은 상태에서 2년 내 공사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 '더 뉴 하우스'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14년 시장에 진출한 이후 리모델링 누적 수주액이 14조3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서울 영등포구 문래현대5차(1709억원)와 송파구 가락한신(1612억원) 등 2건을 수주했다.
다만 동의율 완화만으로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늘릴 수 있는 가구 수가 적어 일반분양 수익이 제한적인 데다 공사비 대부분을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규제 완화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넓혀준 것이지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는 아니다"라며 "집값이 높은 지역은 리모델링을 통한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공사비를 부담할 만큼 사업성이 나오기 어려워 입지별 사업 속도 차이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고용적률 노후 단지가 늘어나는 만큼 리모델링을 보편적인 정비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00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는 용적률이 높아 전면 철거 후 재건축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며 "리모델링이 보편적인 정비 방식으로 자리 잡으려면 용적률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수직증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시공 기술 개발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