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열차에 두고 내린 지갑에서 현금을 빼돌리거나 야간근무 중 술을 마시는 등 코레일 자회사 직원들의 각종 비위가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6개월간 코레일 자회사 5곳에서 내려진 징계만 224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정직·해임·파면 등 중징계였다.
23일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코레일 자회사 5곳의 징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4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총 224건의 징계가 내려졌다. 이 중 정직 82건, 해임 33건, 파면 2건 등 중징계가 117건으로 전체의 52.2%를 차지했다.
징계가 가장 많았던 곳은 코레일테크였다. 전체 224건 가운데 174건(77.7%)의 징계가 코레일테크에 집중됐다. 이 중 중징계는 102건(58.6%)이었다. 해임 32건과 파면 1건도 있었다.
코레일테크에서는 승객이 두고 내린 유실물에 손을 댄 사례가 잇따랐다. 코레일테크 직원 A씨는 승객이 놓고 내린 60만원 상당의 명품 지갑에서 현금 100만원을 빼냈다가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직원 B씨와 C씨는 습득한 지갑에서 각각 현금 15만원과 21만8000원을 빼낸 뒤 나머지만 유실물로 접수했다.
습득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직원 D씨는 주운 신용카드로 11만9500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해 사기와 신용카드 부정사용 혐의까지 받았다.
근무 중 음주 사례도 적발됐다. 일부 직원들은 야간근무 중 33차례 이상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가 이를 제지하지 않고 함께 술을 마시거나 술을 건넨 사례도 확인됐다. 음주 측정을 관리해야 할 한 반장은 숙취 상태로 출근한 뒤 실제 측정 없이 기록부에 '이상 없음'으로 허위 기재했다. 같은 날 점검에서 해당 직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28%로 확인됐다.
다른 코레일 자회사에서도 음주와 안전 관련 비위가 이어졌다. 코레일유통에서는 16건의 징계가 내려졌다. 운전취급 업무를 맡은 직원 2명이 업무 시작 전 음주 측정에서 기준을 초과해 정직 처분을 받았다. 허가 없이 직장을 이탈해 무단결근한 직원은 파면됐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으로 동료에게 불쾌감을 준 직원은 해임됐다.
코레일네트웍스에서는 18건의 징계가 이뤄졌다. 승차권 업무 담당 직원이 폐표를 부정하게 사용하다 적발돼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겸직 규정을 어기고 중고자동차 매매업을 한 직원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근무 중 음주와 음주운전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의 사례도 있었으며 초과근무수당을 부당하게 받은 사례도 4건 적발됐다.
코레일관광개발에서는 11건의 징계가 내려졌다. 승무 전 출무적합성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승무가 정지된 직원 3명이 징계를 받았다. 한 직원은 상습적인 지각과 무단결근을 반복하다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코레일로지스에서는 5건의 징계가 있었다. 한 직원은 안전활동 결과를 허위로 보고하고 무단결근한 뒤 급여를 부당하게 받아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직원은 안전수칙을 위반한 채 차량을 운전하다 충돌사고를 내 약 6900만원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복기왕 의원은 "철도 안전을 책임질 직원들이 근무 중 술판을 벌인 것은 국민 신뢰를 정면으로 배신한 행위"라며 "허위 안전보고까지 했다면 근무기강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관리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회사라고 국민 안전과 관리 책임까지 외주화할 수는 없다"며 코레일의 특별감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