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선임을 위한 공운위(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관문의 수장 자리를 7개월 넘게 채우지 못한 사이 대규모 발권 장애까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 세계 1위에 오른 인천국제공항이 장기 수장 공백 속에 운영 차질까지 겪으면서 글로벌 허브공항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경영 안정성과 위기 대응 역량에 경고등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재정경재부는 지난달 28일 인천공항공사 사장 인선을 위한 공운위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달로 미뤘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인천 지역 출신 여당 정치인 등 복수의 인사로 최종 후보군을 압축했지만 최종 선임을 위한 후속 절차가 돌연 늦춰진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이학재 전 사장이 지난 3월 '책갈피 달러' 논란 속 면직된 이후 김범호 부사장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임 사장이 물러난 지 7개월이 넘도록 후임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공운위 일정까지 밀리면서 수장 공백은 더 길어지게 됐다.
인선이 지연되는 사이 지난달 30일에는 발권 시스템 장애로 공항 이용객들이 장시간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4시30분부터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발권시스템을 연결하는 항공사 네트워크 '에어링크'(ARINC)에 장애가 발생했다.
중국동방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등 3곳은 발권 업무가 중단된 탓에 수기 체크인에 나섰다. 시스템은 당일 오후 5시쯤 복구됐으며 장애 발생부터 정상화까지 약 12시간 넘게 걸렸다.
인천공항의 이런 상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6월에도 발권 시스템이 멈춰 항공기 18편이 제때 뜨지 못했다.
사장 직무대행이 현장 수습을 이끌고 있으나 위기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중장기 투자와 비상 대응 체계를 책임질 공식 최고경영자 자리는 반년 넘게 비어 있는 상태다. 외부 통신망 장애로 시작된 사태지만 수장 공백이 현장 대응과 관계기관 조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는 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안팎의 시각이다.
공운위 심의가 이달 이뤄져도 새 사장 취임까지는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 공운위 심의 이후 주주총회 의결과 국토교통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후보군을 압축하고도 심의 일정이 늦춰지면서 인천공항공사의 직무대행 체제는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개항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국제선 여객 세계 1위에 오른 인천공항의 운영 안정성을 시험한 사건이 아니겠느냐"며 "글로벌 허브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수장 임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