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서 신(新)사업을 해야 하나요. 금융당국의 실적을 위해서 새로운 사업을 무턱대고 바로 시작해야할까요."
한 카드업계 고위관계자의 푸념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창의적 영업활동을 지원하고자 부수업무 규정을 네거티브 방식(원칙적 허용, 선별적 금지)으로 바꿨다. 부수업무의 허용 범위를 정하는 것이 않고 허용하지 않는 범위를 한정해 안 되는 영역을 빼고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용카드사의 부수업무 네거티브화는 숙원 과제였다. 카드업계가 꾸준히 요청해 왔던 사항이지만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금융개혁 추진 분위기 속에 카드업계의 수익 보존 차원에서 네거티브 전환이 결정됐다. 카드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 신사업을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카드사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느라 부단히 노력 중이다. 포화 상태인 카드업계에서 그나마 '블루오션' 찾기 위해서다. 삼성카드는 아파트 관리회사와 손잡고 발광다이오드(LED) 교체사업에 뛰어들고 KB국민카드는 이동통신 대리점 사업을 준비 중이다. 현대카드는 서점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신사업'이라는 게 몇 개월 만에 뚝딱 만들어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찾고 실제 사업성이 있는 모델로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인력 확보 등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특히 타 업권과의 이해관계로 진출할 수 없는지, 금융시장 안정성은 저해하지 않는지, 소비자보호에 반하는지 등도 검토 대상이다.
금융당국이 바라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실적이 곧바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 극대화다. 투자가 곧바로 성과로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 성장성 높은 투자처를 찾기 가장 바라는 곳이 카드사다.
부수업무 네거티브 전환은 카드업계 10년 숙원이었다. 빗장이 어렵게 열린 만큼 신사업 활성화를 위해선 그만큼의 시간도 필요한 이유다. 당장의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카드업계와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이 중요하다. 카드업계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인내심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