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생보사, 미지급 자살보험금 알려진 것보다 최대 7배 많아

권화순 기자
2016.07.08 05:21

(상보)실제 미지급 보험금, 삼성생명 1400억·교보생명 900억원·한화생명 700억원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자살보험금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보험 계약만 금감원에 보고됐기 때문이다.

주계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보험 계약까지 포함하면 '생보 빅3'인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의 미지급 보험금은 각각 1400억원, 900억원, 700억원 규모로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게는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보험금 문제가 처음 불거진 계기가 됐던 ING생명의 보험 상품은 재해사망 특약에서 자살보험금을 보장하는 종류였다. 대법원이 지난 5월에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던 보험도 이 유형이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특약에서 보장한 자살보험금에 대해서만 미지급 규모를 보고하라고 생보사에 요청했다.

이에따라 삼성생명은 지난 2월26일 기준으로 미지급 자살보험금 규모가 877건, 607억원(지연이자 포함)이라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하지만 보험 종류에 따라 주계약에서 일반사망과 재해사망을 모두 보장하는 경우도 있고 주계약과 특약 양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생명은 특약뿐만 아니라 주계약에서도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상품을 2000년대 초반부터 팔았다. 이 상품은 ‘퍼펙트교통상해보험’으로 주계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한다. 삼성생명은 이 보험의 가입자가 자살하면 일반사망 보험금만 지급해왔다. 이 유형까지 자살시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면 미지급 자살보험금은 1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가 진행 중이라 지금 정확한 규모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교보생명도 '차차차교통안전보험'의 주계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했다. 교보생명 역시 특약에서 보장한 자살보험금만 계산해 금감원에 미지급 자살보험금이 265억원으로 보고했지만 주계약까지 포함하면 3배 이상 많은 900억원대로 불어난다. 한화생명 역시 주계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베테랑상해보험'을 판매했다. 이를 포함하면 한화생명의 미지급 자살보험금은 700억원대로 금감원에 보고한 97억원 대비 7배 이상 불어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한 상품만 금감원에 보고돼 미지급 자살보험금 규모가 생보업계 전체적으로 2465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주계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한 보험까지 포함하면 미지급 자살보험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 알려진 자살보험금은 금감원이 보고하라고 했던 특약 기준만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 후 금감원은 소멸시효에 관계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생보사들을 압박했고 ING생명을 비롯해 신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흥국생명 등이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보험사가 지급하기로 한 자살보험금 역시 당초 금감원이 보고하라고 한 특약에서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한정된다.

보험금을 늦게 지급함에 따라 추가로 얹어줘야 하는 지연이자 계산법도 보험사별로 다르다. 일부 생보사는 미지급 자살보험금 중 소멸시효가 지난 계약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제에 따라서 소멸시효 적용전까지의 지연이자만 얹어 계산했다. 지연이자는 약관대출 금리보다 1%포인트 가량 높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대해 자살보험금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특약뿐만 아니라 주계약에서 보장한 자살보험금 규모와 지연이자 계산의 적정성 등도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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