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 등 美中 높은 대기업집단, 신용위험평가 불리해진다

김진형 기자
2018.03.02 04:07

금감원, 사드마찰·통상분쟁 등 영향 올해 평가부터 반영...법 위반 조사 등 비재무적 요인 평가도 강화

올해부터 대기업집단의 신용위험 평가시 해외 계열사가 본사에 미치는 영향이 반영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 시장, 고율 관세로 타격을 받은 미국 시장 등의 사업 비중이 큰 롯데그룹 등이 당장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공정거래법 등 법 위반 문제가 회사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도 평가에 반영된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시 해외계열사 현황을 반영키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로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신용공여를 받은 대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고 매년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신용위험을 평가토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기업 본사와 해외 계열사의 결산일, 회계 기준 등이 다르고 재무제표도 적기에 구할 수 없다는 한계 등으로 신용위험평가시 해외 계열사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 또 연결재무제표에는 해외계열사의 손익도 모두 반영되지만 신용위험평가시 제외하는 금융계열사 등만을 연결재무제표에서 발라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내에서 해외 사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해외 변수가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어 올해부터는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36개 그룹의 소속법인은 총 4445개(2017년 3월 기준)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는 대기업그룹의 수는 최근 몇년간 감소세지만 해외계열사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6개 주채무계열의 소속법인 중 해외법인수는 3206개(국내법인 1239개)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대기업집단이 42개로 달했던 2014년의 해외법인 비중 66.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5월부터 올해 평가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4월말까지는 구체적인 평가방안을 마련해 (실제 평가를 담당하는) 은행들과 협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계열사 상황이 신용위험평가에 반영되면 사드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 통상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시장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그룹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분쟁으로 롯데, 신세계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키로 했고 현대차 계열사들도 중국에서 고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태양광, 철강 등에 관세폭탄을 퍼붓고 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비재무적 요인에 대한 평가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현재도 비재무적 요인에 대해 가점 또는 감점을 주는 방식으로 반영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비재무적 요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공정거래법 등 법 위반 문제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경우도 비재무적 요인 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법 위반 판단시 대규모 과징금 등을 부과받아 회사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오는 5월초 올해주채무계열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5~6월 주채무계열 및 소속 계열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1조 4514억원 이상인 36개 대기업집단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돼 평가를 받았다.

신용위험평가 결과 부채비율 구간별로 기준점수 미만인 계열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은 관리대상계열로 지정돼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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