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다음달 파견 운전기사를 준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운전기사, 청원경찰, 청소원 등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화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우선 운전기사를 준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년을 보장하기로 했다. 나머지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를 진행 중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파견 운전기사에 대해 준정규직 전환 채용공고를 내고 총 62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현재 기업은행의 파견 운전기사 59명보다 많은 인원이다. 현재 재직자뿐 아니라 지난해 7월20일 이후 퇴직자도 지원 가능하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운전기사 수요가 더 발생할 경우 추가 채용할 수도 있다. 기업은행은 이날까지 서류를 받고 다음달 3~4일 이틀간 면접을 진행한 후 20일 최종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준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운전기사에 대해 60세 정년을 보장하기로 했다. 전환시점에 이미 정년이 지났거나 만58~60세 미만인 경우 전환시점부터 2년의 근무기간을 보장한다. 만57세 이상이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단 전환시점에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면 정년 또는 근무기간 보장기간(2년)까지 임금피크제를 유예하기로 했다. 급여 및 복지와 관련해서는 파견업체에 제공한 비용에 추가 재원을 포함해 10% 한도로 처우를 개선한다.
기업은행이 파견 운전기사를 준정규직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는 것은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2년 이상 파견직으로 일한 근로자는 직접 고용해야 하는 파견법도 지키기 위해서다. 가이드라인에는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과 밀접한 업무에 대해서는 ‘직접 고용해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준정규직은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고 정년을 보장해 정규직화한 것으로 간주한다.
기업은행은 이에 앞서 그간 준정규직으로 뽑은 텔러 직군(은행 창구 전담직원)은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운전기사를 정규직이 아니라 준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정규직은 일반직군으로 은행 업무에 대해 순환근무를 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청소원 등 생명이나 안전과 큰 관계가 없는 업무를 담당하는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해서는 노·사·전문가 협의기구의 협의를 통해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직접 고용 인원이 1만2500명임을 감안하면 파견·용역 근로자 2000여명을 정규직화하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과 금융업이라는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도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해 노·사·전문가 협의를 통해 직접 고용하거나 자회사에서 고용하거나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 은행들은 파견·용역 근로자를 정규직화할 계획이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그간 민간 은행들은 파견·용역직 근로자를 제외한 비정규직만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왔다.
한 은행 관계자는 “파견·용역직 근로자까지 정규직화하면 고용유연성이 떨어져 고정 인건비가 늘어날 것”이라며 “모든 영업점의 수많은 청소원과 청원경찰을 자회사를 통해서라도 정규직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