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감염병 피해, 전용보험 개발 논의해야"

전혜영 기자
2020.02.16 12:00

보험연구원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커, 해외처럼 지수형보험 개발 가능성 논의 필요"

의료기술 발전과 방역체계 강화에도 불구하고 각종 감염병의 발생 빈도와 손실 비용이 커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보험 상품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16일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기후변화와 유사한 수준으로 커졌다"며 "감염병 창궐이 반복되고 이로 인한 기업의 보장공백이 커짐에 따라 감염병 리스크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험연구원이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해 70만명 이상이 감염병으로 사망한다. 감염병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0.7%에 해당하는 5700억 달러(약 674조원)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재해별 손실 규모를 살펴보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400억 달러의 생산성 감소 비용을, 2014~2016년 에볼라 바이러스는 530억 달러의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는 450억~550억 달러의 비용을 초래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의 경제적 피해비용을 총 2조3010억원으로 추산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186명의 환자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가 중국 내에 집중될 경우, 관광수입이 9000억원 감소하고 수출은 1조5000~2조5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소비도 0.1%포인트 이내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 확산은 관광, 문화활동, 외식수요 감소 등 소비 둔화를 초래한다"며 "무역과 관광업이 세계 경제의 약 18%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경제는 감염병에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별도로 감염병 리스크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송 위원은 "감염병 리스크의 경우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사고 발생 시 손실규모가 큰 '꼬리 리스크'인 데다 피해액 산출이 어려워 통상 민간보험에서 담보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감염병 발생 시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소비둔화와 기업의 수익감소 등으로 인한 파급효과를 계량화하는 데 어려움을 갖는다는 것이다.

송 위원은 해외처럼 '전염병 지수형보험'을 눈여겨 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 최근 해외 모델링 기업들은 국가단위 방역수준, 인구밀도, 인구이동, 운송패턴 등과 같은 변수들을 이용해 감염병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과 영향도를 예측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관광이나 항공산업 등과 같이 전염병과 경영성과 간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감염병 민감산업을 대상으로 전염병 지수형보험 개발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수형보험은 감염병으로 인해 실제로 발생한 손실금액이 아닌 일정기간 동안 감염된 사람의 수 등의 객관적 지표에 따라 보상 여부와 금액이 결정되는 보험상품이다.

송 위원은 "국내에서는 기상청과 보험업계가 기후 예측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보장하기 위해 날씨 민감산업을 대상으로 날씨변화에 따른 손실액을 보상하는 지수형보험을 개발한 적이 있다"며 "이와 유사한 상품을 만들 수 있을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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