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은행 핀테크 인수길 열린다…尹, 디지털 혁신 규제 완화

김상준 기자
2022.03.16 16:26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뉴스1

은행권 혁신을 가로막았던 대표적인 규제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핀테크 등 자회사 소유 제한이 풀리면 은행이 경쟁력 있는 핀테크를 인수,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금융지주 자회사간 고객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면 맞춤형 금융서비스도 더욱 정교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대선 캠프에서 금융 공약 개발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16일 "그동안 은행과 빅테크 사이 경쟁 구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며 "다만 빅테크를 압박하는 것보다는 은행도 혁신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게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캠프에서 은행권 요구를 검토했고, 경쟁 촉진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봤다"고 했다. 실제로 토스, 카카오 등 빅테크는 은행 외에도 다양한 핀테크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인수위는 구성이 완료된 후 활동을 시작하면 은행들이 요구하는 '디지털 규제' 완화 방안을 포함해 금융권 규제 이슈를 전반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규제 완화는) 당연히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규제의 부작용이나 단점이 나타나면 필요와 부작용 사이 어느 쪽이 더 큰지 따져봐야 한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금융권이 완화를 요구하는 디지털 규제는 스타트업·핀테크 등 자회사 소유 제한, 지주 자회사 간 고객 데이터 공유 제한 등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사는 비금융 회사 지분을 20% 이상을 확보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법은 은행이 비금융 스타트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은 지주 자회사끼리 마케팅 등 영업 목적의 고객 데이터 공유를 금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도 대선 기간 윤 당선인 캠프에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보냈다. 직접 캠프에 방문해 법 개정에 나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은행권은 정부 역시 규제 완화에 공감하고 있어 새 정부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구축을 위해 자회사 소유 규제를 개선하고 자회사간 정보 공유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권 규제 완화를 새 정부가 당장 추진해야 할 목표로 내세우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인 대선 캠프 관계자는 "당장은 코로나19(COVID-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경제 대책이 중요해서, 업권 규제 이슈는 차후 논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정부 출범 이후에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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